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만만치 많은 일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새벽에 일어난다. 아니, 적어도 일어나려고 시도는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지속가능하면서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새벽시간 밖에 없어서이다. 새벽에는 친구와의 약속도, 맥주 한잔의 유혹도, 가야 하는 경조사도 없다. 집중을 방해하는 사람도 없다.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휴일에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토록 귀중한 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흔히 사람들이 새벽에 하는 일은 세 가지이다. 책 읽기(공부 포함), 글쓰기, 운동. 하지만 남들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남들이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위험하다. 그 대신 새벽에 일어나는 어려움을 보상해 줄 만한 자신만의 가치 있는 활동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꼭지에서는 지난 수년간 직접 실험해 보며 깨달은 새벽 루틴 선정의 기준을 몇 가지 이야기해 보겠다.
우선 현재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나 같이 소심한 사람에게는 효과적이다. 중요한 일을 놔두고 다른 일로 하루를 시작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무래도 미루어 놓은 일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집중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소심한 성격을 가졌다면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하나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어렵고 모호한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것이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고 새벽 루틴 목표를 '참신한 사업 아이템 1개 찾기'라고 세워서는 곤란하다. 실패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딱 좋다. 그보다는 '비즈니스 성공 케이스 하나 읽기'가 적합하다. 다시 말해 새벽루틴의 목표는 실행가능하고 측정 가능한 것이 좋다.
기간도 중요하다. 단기간에 끝나는 프로젝트 성 활동은 새벽 시간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루틴을 만들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몇 달 하고 바꾸고, 또 몇 달 하고 바꾸고 한다면, 루틴에 몸이 익숙해지게 하는 데 시간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간의 활동은 복리효과를 누리기도 어렵다. 학습의 관점에서 복리효과는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의 성장은 대부분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로 커가기 때문이다. 2의 10승은 1,024라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새벽 시간은 창의적인 활동에 적합하다. 밤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뇌가 아직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다. 싱싱하다. 게다가 의지도 충만하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의지력은 잠에서 깬 후 꾸준히 감소하여 저녁 시간에는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정리하면 머리가 팍팍 돌아가고 의지가 활활 타오르는 시간이 새벽이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이 순간이 창의적인 활동에 가장 적합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앞서 언급한 '사업 아이템 찾기'와 같은 애매하고 어려운 활동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외로 창의적인 생각은 새로운 것보다는 기존의 것으로부터, 질 보다는 양에서 나온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정착한 것이 '70페이지 독서'이다. 독서는 지금 나에게 중요하고, 그다지 어렵지 않으며 정량화할 수 있다. 또한 창의적인 활동이기도 하다. 지속하면서 복리효과를 누리기에도 적합하다. 사실 지난 몇 달간 새벽 글쓰기를 욕심냈었다. 하지만 매일 실패를 거듭하며 처절하게(?) 깨달았다. 나에게는 아직 하루키처럼 매일매일 일정 분량을 써나갈 능력이 없었다. 그렇다고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정하면 하루에 한 단락을 못쓰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 날은 우울하게 시작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다시 독서로 돌아왔다. 요즘은 정해진 분량의 책을 읽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글쓰기는 언젠가 내공이 쌓이면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정답은 없다. 각자의 상황, 능력, 성향에 맞는 활동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기준은 있다. 앞서 언급한 모든 기준을 충족하기는 어렵겠지만 하나하나 적용해 가며 자신만의 새벽 루틴을 찾는다면 열정적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