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과 곡선 사이에서

by 신성규

너는 나를 직선으로 대했다.

명확하고, 곧고,

예측 가능했다.


너의 세계는

모든 것이 직선이었다.

거리도, 시간도, 감정도

한 방향으로만 흘렀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나는 언제나 너를 곡선으로 느꼈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부드럽고, 흔들리고,

예측 불가능한 곡선.


너는 직선처럼 직진했지만

나는 너를 따라가다가

종종 멈춰서

내 마음의 굴곡을 마주했다.


너의 직선은 단호했고,

나의 곡선은 유연했다.


너는 정확했고,

나는 감각적이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도형이었다.

그 차이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끝없는 거리였다.


때로는 직선과 곡선이 만난다.

그 순간은 아름답지만,

지속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직선은 방향을 잃지 않으려 하고,

곡선은 자유를 찾아 헤매기 때문이다.


나는 너의 직선을 존중했지만,

나를 곡선으로 느껴준 너는 없었다.


우리 사이엔

선명한 각도도,

완벽한 타원도 없었다.


단지,

서로 다른 도형들이

같은 평면 위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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