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하는 방식은
어쩐지 낯익었다.
처음엔 새롭다고 믿었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건 또 다른 내 안의 옛 감정과 같았다.
넌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의 말투,
너의 침묵,
너를 사랑할 때 내가 느끼는 불안—
어딘가
아주 오래전 기억과 닮아 있었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너는 나의 새로운 사랑이 아니라,
내 안의 프랙탈이었다.
프랙탈은
확대해도,
확대해도,
언제나 같은 패턴이 나타난다.
나는 과거를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사랑할 때마다
같은 자리에 멍이 들었다.
왜일까.
왜 나는
다른 얼굴 속에서
같은 고통을 반복하는 걸까.
어쩌면 나는
타인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 안의 패턴을 복제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네 안에서 나를 본 건
착각이 아니라,
프랙탈의 기하학이었다.
사랑은 변했다고 믿었지만
아니었다.
모양은 달라졌지만
공식은 같았다.
지금의 너도,
그때의 그녀도,
어릴 적의 그 공백도—
모두
같은 구조의 일부였다.
프랙탈은
끝없이 반복되며
스스로를 확장한다.
사랑도 그랬다.
상처도 그랬다.
그리고
나도 그 안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