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함수의 사랑

by 신성규

처음엔 그랬다.

하루에 한 번 네 생각.

아주 미약한 관심,

0.1의 설렘.


그다음 날엔 두 번.

그리고 또 두 배.

곱해지고,

곱해지고,

곱해졌다.


감정은 나를 속였다.

처음엔 작아 보였으니까.

하지만

그건 지수함수의 착각이었다.


사랑은 더하기가 아니었다.

곱셈이었다.

작은 떨림 위에

또 하나의 떨림이 포개졌고,

그 떨림은

순식간에 나를 휩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멈출 수 없었다.

감정은

가속된 곡선이 되었고,

언젠가

우리는

제어되지 않았다.


사랑이 절정에 다다랐을 땐

나는 스스로를 잃었다.

지수함수는 그래프의 끝이 없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끝내 불타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멈추지 못한 채 무너졌다.


지금 생각하면

너는 내게

선형이 아니었기에

아름다웠다.


하지만

선형이 아니었기에

끝내 파국이었다.


다음엔,

나는 로그함수처럼

천천히 사랑하고 싶다.

처음에 크게 시작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수렴하는 방식으로.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안다.


나는 지수함수 같은 사람이고,

너는

그 곡선의

초기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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