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과 코사인

by 신성규

너는 정적이었다.

나는 주기적으로 흔들렸다.


나는 감정의 사인이었고,

너는 차분한 코사인이었다.


우리는 같은 파형의

다른 지점을 살았다.


내가 오르막일 때

너는 내리막이었고,

내가 중심선을 가로지를 때

너는 이미 멀어져 있었다.


우리의 진동은 닮았지만

위상이 달랐다.


단지 반 발짝,

단지 반 박자.

하지만 그 반의 어긋남이

우릴 영원히 겹치지 않게 했다.


우리는 같은 주기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렸고,

서로의 파형을 보며

닮았다고 믿었지만


닿을 수는 없었다.


나는 네 진동을 읽었고,

너는 내 파장을 지켜봤다.

그러나 우리 곡선은

항상 어긋난 시간 위에 있었다.


혹시 내가 위상을 바꿨더라면?

혹시 우리가 서로를 조금 더 기다렸더라면?


하지만 함수는

자기 주기를 바꾸지 않는다.


사랑도 그렇다.

사람도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수학적으로 닮은

비극적인 곡선들이었다.


사인과 코사인처럼,

닮았지만 겹치지 않는

운명의 위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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