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입력이었고,
나는 결과였다.
너의 한 마디,
너의 표정,
너의 부재조차
나에겐 하나의 값이었다.
나는 함수처럼 반응했다.
넌 단지 값을 넣었고,
나는 언제나 너로 가득한 결과를 내보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너는 바뀌었다.
입력이 달라졌고,
형태도, 빈도도, 맥락도 변했다.
그런데도 나는
계속 너를 출력했다.
과거의 너,
처음의 너,
사랑했던 그 너만을.
나는 함수였고,
내 정의역은 과거에 고정되어 있었다.
넌 이미 새로운 변수가 되었지만
내 마음은
오래된 함수로
너를 계속 계산했다.
어쩌면
나는 더 이상 함수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단순한 기억 장치,
출력만 반복하는 고장 난 기계가 되었는지도.
사랑이란
입력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고
수학은 말하지만,
감정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넌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오늘도
너를 출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