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치 권장 영양제

by 신성규

나는 신경이 예민하다. 흔히들 ‘신경증적’이라는 말로 부르지만, 그 단어가 주는 뉘앙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에게 그것은 단순한 병명이 아니라, 일종의 감각적 구조다. 빛에 민감하고, 소리에 날카롭고, 사람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에도 쉽게 흔들린다. 머리가 자주 아프고, 긴장하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밤마다 생각이 과도하게 떠오른다.


어느 날부터 나는 마그네슘과 오메가3를 챙겨 먹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히 지인 추천 때문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복용하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머리가 맑아지고, 근육의 긴장이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내 뇌 안의 기름칠이 새로 된 듯한 감각. 분명히 전과는 달랐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그건 플라시보야.” 그런데 나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그게 아니다. 단지 예민한 사람들은 감각의 진폭이 크기 때문에, 변화도 더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것뿐이다.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간에.


사람들은 신체적 반응을 평균에 맞춰 해석하지만, 예민한 사람들의 ‘평균’은 다르다. 우리는 약간의 카페인에도 심장이 빨라지고, 약간의 조명에도 머리가 아프다. 그렇다면 작은 영양소 하나가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몸이 정상보다 긴장된 상태라면, 느슨해지는 변화는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는 그런 변화에 귀 기울이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니까.


예민함은 피곤한 특성일 수 있지만, 동시에 아주 섬세한 수신기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신호를, 우리는 몸과 감정 전체로 감지한다. 그래서 어떤 것은 남들보다 더 빨리 아프고, 또 어떤 것은 남들보다 더 빨리 낫는다.


그건 플라시보가 아니라, 감각이 예민하다는 것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신경이 날카로운 사람에겐 때때로 아주 작은 자극이, 삶 전체를 바꿔놓기도 한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3화유전자 조작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