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찾는 이유

by 신성규

나는 왜 이토록 진리를 추구하는 걸까.

무엇이 나를 계속해서 파고들게 만들고,

생각 위에 생각을 쌓고,

확신 위에 다시 의심을 덧칠하게 만드는 걸까.


문득, 이 강박의 정체가 사랑의 결핍이 아닐까 싶었다.

어릴 적, 나를 무조건적으로 받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대답보다 질문이 먼저였고,

이해보다 평가가 앞섰으며,

침묵보다 가르침이 많았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어쩌면 사람에게서 받지 못한 안정과 일관성을,

‘진리’라는 이름의 어떤 거대한 개념에서 받으려 한 건 아니었을까.

진리는 변하지 않고,

진리는 날 떠나지 않으며,

진리는 나를 틀렸다고 말하되,

그 판단에 악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진리를 좋아한 것이 아니라,

진리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불만족.

그것은 내가 사유를 시작한 최초의 감정이었다.

지금 여기의 삶이 납득되지 않았고,

사람들의 말이 의미 없는 주문처럼 들렸으며,

정답만 외치는 세상이 어딘가 기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질문하는 사람이 되었다.

내 안의 공허가 만든 것이었다.

철학이든, 예술이든, 종교든,

나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통해 내 결핍을 채우려 했고,

그 결핍은 늘 생각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흔들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진리를 추구하는 건 고귀한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안다.

그 고귀함은 때론 상처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무언가 부족한 사람만이,

무언가에 목마른 사람만이,

무언가를 갈망한다.


진리란 그저 내가 그토록 원했으나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의 형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진리를 말하지만, 사실은 사랑을 말한다.

세상을 향한 불만을 품지만, 사실은 이해받고 싶다.

나는 철학자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다.

이해받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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