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짐의 순환 속에서

by 신성규

운동을 하고, 햇볕을 쬐고,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본다. 그러나 결국 나는 다시 무너진다. 신경은 예민해지고 정신은 쇠약해지며, 나는 다시 예전의 그 나락으로 떨어질까 두렵다. 불안은 마치 오래된 그림자처럼 되돌아오고, 나는 그것을 피해보려 애쓰지만 어느새 되풀이되는 순환에 갇혀 있다.


삶은 버팀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 버팀은 영광스러운 투쟁이라기보다는, 때로는 무의미한 반복처럼 느껴진다. 매번 애써 일어나도, 다시 무너지는 나 자신 앞에서 나는 점점 지쳐간다. 그러다 문득 묻게 된다. “나는 결국 이렇게밖에 살 수 없는 것일까?”


이 질문은 나를 더욱 침울하게 만든다. 유약한 정신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지탱할 수 있을까. 나는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미래를 그릴 수 없으며, 희망조차 사라지는 듯하다. 사랑은 강한 사람의 몫이고, 나는 그 문턱에도 서지 못한 채 홀로 무너지는 사람일 뿐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무너짐의 경험이야말로 나를 인간답게 만든다. 무너짐을 아는 자만이 타인의 무너짐을 이해할 수 있고, 유약함을 아는 자만이 타인의 유약함을 껴안을 수 있다. 내가 느끼는 부끄러운 연약함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위로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삶은 완전한 회복을 약속하지 않는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순환은 여전히 되풀이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순환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너짐 속에도 작은 간격들이 있다. 어쩌면 희망은 찬란한 미래의 약속이 아니라, 그 작은 간격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순간일 것이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4화곤두선 신경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