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만나는 날, 나는 이상하게도 더 외로워진다. 처음에는 설렘과 기대가 조금 있다. 새로운 대화, 낯선 얼굴 속에서의 소소한 자극은 잠시 내 마음을 흔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피로가 서서히 몸과 마음을 잠식한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들은 대부분 자기중심적이고, 때로는 허세와 불평, 불만이 뒤섞여 있다. 그 속에서 나는 점점 고립된 느낌을 받는다. 진심 어린 대화보다, 겉으로 드러난 태도와 경쟁적 눈빛이 나를 더 지치게 만든다.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과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혼자는 고요하다. 내 마음과 내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외로움이 찾아와도, 나는 그것을 이해하고, 음미하며, 스스로의 감정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과 함께 있는 순간, 외로움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타인의 시선, 무심함, 기대 속에서 나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평가하게 되고, 진심과 표정 사이의 괴리에서 피로가 쌓인다.
나는 깨닫는다. 외로움이란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가 아니라, 마음이 연결되지 못했을 때 오는 공허함이다. 함께 있어도, 진심이 통하지 않으면 외로움은 더 깊어진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 속에서, 나는 스스로를 감정적으로 방어하고, 동시에 그들의 기대와 판단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 과정에서 내 에너지는 소진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 속에서 느낀 이 피로와 외로움이 혼자를 더 소중하게 만든다. 혼자일 때 나는 나 자신과 마주하며 숨을 고를 수 있다. 외부의 기대와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내 감정과 생각의 결을 다시 확인한다. 혼자의 고요 속에서, 나는 마음의 균형을 되찾고,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나를 지킬 힘을 얻는다.
결국 외로움은 두 얼굴을 가진다. 사람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날카롭고, 때로는 고통스럽다. 하지만 혼자 느끼는 고독은 나를 단련시키고, 내 안의 중심을 확인시켜 준다. 사람들과의 거리에서 피로를 배우고, 혼자 있을 때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나는 점점 내 삶의 속도를 조절할 줄 알게 된다. 외로움은 나를 외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살아 있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