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과 인간성: 장인에서 부품으로

by 신성규

과거의 생산직은 장인이었다.

신발을 만든다면, 가죽을 고르고, 재단하고, 꿰매고, 마감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이뤄냈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자신의 손과 정신, 창의력이 녹아 있는 작품이었고,

완성된 결과물은 노동자가 느낄 수 있는 깊은 자긍심과 존엄을 선사했다.


그러나 현대의 분업 속 생산직은 완전히 다르다.

한 사람은 단지 하나의 공정만 담당하고, 그 공정은 전체 제품 속에서 부분적 기능에 불과하다.

신발 한 켤레가 만들어지더라도, 그 사람은 전체를 경험하지 못하고,

자신의 노동은 부품처럼 분리된 단위가 된다.

그 결과, 노동자는 더 이상 장인이 아니라, 기계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이 구조는 단순히 효율성을 위한 조정이 아니다.

그 안에는 인간성의 상실이 숨어 있다.

손과 머리, 마음을 모두 쏟아부어 만들어내던 과정이 사라지고,

자신의 존재가 단지 반복적 기능으로 축소되는 순간, 자긍심과 창조적 만족감은 빼앗긴다.


나는 이것을 인류에 대한 모독으로 본다.

분업은 사회적 효율성을 높이는 대신, 인간을 부품화하고 사고와 선택을 제한한다.

장인이 느끼던 몰입과 자부심은 사라지고, 반복되는 동작 속에서 인간성은 서서히 닳아 간다.

효율과 생산성은 얻었지만, 존엄과 창조적 영혼은 잃은 것이다.


이 비극은 단순한 노동 문제를 넘어선다.

문명은 스스로 만든 분업 체계 속에서, 인간의 정신적, 창조적 본능을 희생시켰다.

효율을 위해 인간을 부품으로 만드는 사회,

그 안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잃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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