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나

by 신성규

지식을 쌓을수록, 나는 신과 멀어진다.

‘안다’는 생각이, 교만처럼 나를 조금씩 높이고,

신에게서 나를 떨어뜨린다.


성당에 가고 싶다.

그러나 발걸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인간들의 어리석음과 이기심이 눈에 들어온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자주 자괴감에 잠긴다.


나는 신을 찾으러 가면서도, 결국 인간들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럼에도 나는 믿는다.

나는 신을 기다리고, 신 또한 나를 기다린다.


지식과 교만 사이, 인간과 인간 사이, 나와 신 사이.

모든 간격 속에서 나는 서 있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해하려 애쓰는 그 한계 속에서 만들어진 거리.


오늘도 나는 그 간격을 느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바람에 스치는 종소리, 차가운 돌바닥,

성당 문을 열기 전의 잠깐 멈춤까지도

모두 기다림의 의미가 된다.


그리고 어쩌면, 신은 이미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조금은 충분히 위로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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