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예술

by 신성규

요즘 나는 피아노를 치지 못하고, 그림도 그리지 못하며, 예술과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

그 결과 내 안에 가득 차 있던 무언가가 막혀, 속에서 끓어오르기만 한다.

풀어낼 길이 없으니, 아픔이 몸과 마음을 동시에 잠식한다.


예술은 나에게 단순한 취미나 여가가 아니다.

그것은 내 안의 숨결과 감정, 생각과 열정을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통로이다.

피아노 선율이 손끝에서 흐를 때, 그림 붓 끝에서 색이 번질 때, 내 안의 무수한 감정과 에너지가 형태를 얻고, 존재가 확인된다.

예술은 내 마음속 폭풍을 고요하게 만들고, 동시에 나 자신을 마주하게 하는 구원의 행위다.


예술을 멀리할수록, 나는 나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생각은 쌓이고, 감정은 꼬이고, 에너지는 꼼짝 못한 채 마음을 눌러댄다.

그때 깨닫는다. 나에게 예술은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증거이며,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다.


예술은 나를 향한 질문이자 답이기도 하다.

왜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가, 무엇이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가—

이 모든 것을 예술 속에서 나는 확인한다.

한 곡의 피아노 선율, 한 폭의 그림, 한 줄의 글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내 안의 무수한 감정과 생각이 세상과 연결되는 순간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손끝을 찾고 싶다.

피아노 건반 위에서, 붓과 종이 위에서, 마음속 뜨거운 감정을 흘려보내고 싶다.

예술이 없으면 나는 나를 잃고, 내 안의 세계는 닫히지만, 예술을 통해 나는 살아있음을, 나 자신을, 그리고 세상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예술은 내 구원이다.

그것이 없으면 나는 아프고, 그것이 있으면 나는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구원의 순간, 나는 비로소 내 안의 혼란과 아픔이, 의미와 빛으로 바뀌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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