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감정의 본질

by 신성규

모든 부정적 감정의 근원은 두려움이다. 분노, 질투, 불안, 슬픔, 증오까지, 겉으로는 각기 다른 감정으로 나타나지만, 그 뿌리를 따라가면 결국 두려움에 닿는다. 우리는 무언가를 잃을까 두렵고, 이해하지 못할 것을 마주할까 두렵고, 자신의 약점을 들킬까 두려워한다. 두려움이 감정을 지배할 때, 인간의 내면은 쉽게 흔들리고, 행동은 왜곡된다.


이 점에서 종교적 가르침은 일관되게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말한다. 모든 성서를 보면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장 많이 반복된다. 구약과 신약, 코란과 불경까지, 각기 다른 문화와 언어로 기록되었지만 핵심 메시지는 같다. 두려움을 떨쳐내는 것이 인간의 영혼과 삶을 안정시키는 길이라는 것이다. 두려움이 사라질 때, 분노는 잦아들고, 질투는 사그라지며, 슬픔조차도 성찰과 성장으로 바뀐다.


뇌과학적 관점에서도 두려움은 모든 부정적 감정의 시발점이 된다.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공포와 위협을 먼저 감지하고, 뇌는 생존을 위해 즉각적인 반응을 준비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두려움은 생존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불안, 관계 속 거절, 실패에 대한 공포 등이 우리의 신경계를 항시 긴장 상태로 만들며, 이는 곧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킨다.


철학적으로 보면, 두려움은 인간을 제한하는 장치이자, 동시에 자기 성찰의 계기다.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드물다. 문제는 두려움에 압도되어 행동과 사고가 왜곡될 때, 인간은 본래의 자유를 잃는다는 점이다. 불안과 공포 속에서 우리는 종종 선택을 잘못하고, 관계를 망치며, 자신의 잠재력을 제한한다. 두려움을 직면하고 이해하는 것은, 그만큼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이다.


모든 부정적 감정의 근원을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삶과 감정을 통제할 실마리를 얻는다. 두려움을 인정하고, 마주하고, 극복하는 것. 그것이 종교가 수천 년간 강조한 메시지이며, 심리학과 뇌과학이 보여주는 인간 이해의 핵심이기도 하다. 두려움을 넘어서면 인간은 비로소 분노와 질투, 슬픔을 초월하여 더 성숙하고 안정적인 존재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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