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까움이 두렵다.
친밀함이란 단어를 들으면, 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사람들이 말하는 ‘감정의 연결’은 나에게는 부담이고, 때로는 위협이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시작하면서도, 언젠가 도망칠 길을 항상 열어둔다.
나는 몰입을 잘한다.
처음엔 온전히 상대에게 집중하고, 마음을 다 주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일정한 깊이에 도달하면, 내 뇌는 ‘위험 신호’를 보내고 나는 철수한다.
그 순간, 나는 무심해지고, 일부러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내 심리적 균형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한다.
나는 스스로를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스스로에게도 잔인하다.
나는 상대를 사랑하고, 그 강렬한 마음을 느끼면서도
그 마음이 나를 집어삼킬까 두려워한다.
그래서 사랑의 도가 지나치게 깊어지기 전에,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나를 보호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나는 종종 상대를 불안하게 만든다.
처음엔 따뜻하게 몰입했다가, 갑자기 무심해지는 내 모습.
그 균열 속에서 상대는 혼란을 느끼고, 나는 그 반응을 또 감지하며 더 멀어진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심리적 공진 구조다.
나는 의도적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지만,
회피형이라는 성향이 만들어낸 불가피한 결과임을 안다.
나는 내 자신을 책임감 있게 관찰한다.
회피형이라는 것은 결코 죄가 아니지만,
그 성향으로 인해 생기는 관계의 균열을 무시할 수는 없다.
나는 상대의 불안을 이해하고, 내 감정을 의식적으로 조율하려 노력한다.
그 노력 속에서 나는 조금씩 자기 통제를 배우고,
사랑이란 단순히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리듬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일임을 깨닫는다.
결국, 나는 나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나는 친밀함을 두려워하지만,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몰입과 철수를 반복하지만, 그 패턴을 자각한다.
나는 때로 불안과 혼란을 만들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책임지려 한다.
회피형 남자의 삶은 그래서 항상 관찰과 성찰, 그리고 조율의 연속이다.
내가 원하는 사랑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서로의 틈을 인정하고, 서로의 균형을 존중하는 것.
나는 그 안에서 조금씩 나를 내려놓고,
타인을 이해하며, 진정한 친밀함을 경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