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에 나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눠보면 알게 된다.
그들이 책을 통해 나누려는 것은 사유가 아니라 교제에 가깝다.
책은 단지 매개체일 뿐이고,
대화는 곧잘 피상적으로 흘러간다.
다룬다는 책은 지나치게 유치하거나,
표면적인 감동만을 전한다.
예술을 이야기하기엔,
이 자리의 온도가 너무 낮다는 것을 깨닫는다.
예술 소양이 다르단 말은 단순히 ‘지식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건 느끼는 깊이가 다르다는 말이다.
나는 이들의 대화 속에서
혼자 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 틈에 있어도 고독은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그들과 관심사는 같아 보여도
그 관심의 결은 너무나 달라,
결국 말이 통하지 않는 벽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아, 예술은 결국 나 혼자 해야겠구나.
누군가와 나누기 위해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이 고요한 사유의 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
나는 혼자 예술을 해야 한다.
외로움이 아니라,
순수한 고립에서 오는 집중이
나를 예술로 이끈다.
세상의 소음이 꺼진 자리에서
비로소 들리는 것이 있다.
허나 내 감각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들리지 않는다면.
내 세계를 지키기 위한 예술.
이 것이 큰 의미가 있나
좌절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