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공학적, 혹은 기술적 이야기를 나눌 때 나는 종종 “모른다”는 말을 한다. 그 단어의 표면적 의미나 용도만 아는 것으로는 결코 ‘안다’고 말할 수 없다. 나는 그 원리, 그 구조가 궁금한 사람이다. 나에게 무언가를 설명할 때 그 작동의 메커니즘, 내부의 흐름,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가에 대한 맥락이 빠져 있다면 나는 그저 모른다고 느낀다.
그러나 세상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은 단어의 뜻만 알아도, 혹은 대략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도 그것이 앎이라고 생각한다. 이 간극은 종종 나를 고립시켰다. 이해의 깊이에 대한 나의 기준은 늘 상대적으로 낯설고, 과하다고 여겨졌다.
내 이 성향이 적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수리기사를 목표로 교육에 참여한 적이 있다. 기계의 특성과 구조에 대해 설명한 매뉴얼이 주어졌고, 나는 그것을 죄다 외웠다.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구조를 파악한 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걸 다 외웠다고요?”라는 반응과 함께 시험을 치르게 되었고, 결과는 내 예상대로였다. 사람들은 놀랐지만, 곧이어 ‘오만하다’는 평이 돌아왔다.
그때 나는 또 느꼈다. 아, 여기도 나의 자리는 아닐 수도 있겠구나.
나는 말로 대충 때우는 설명에는 적응하지 못한다. 언뜻 그럴듯한 표현보다 나는 실제로 안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개념은 어떻게 연결되고,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하며,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알아야 비로소 편안해진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매뉴얼을 읽는다. 그리고 책을 펼친다. 그것이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얕은’ 지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나는 그 얕음을 감지할 때마다 긴장하게 되고, 혼란스러워진다. 그러므로 나는 늘 구조를 찾고, 원인을 파악하려 애쓴다. 나는 느낀다. 세상은 구조 없이 흘러가는 말들로 가득하지만, 나의 뇌는 언제나 설계를 갈망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