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너무 조금만 알면 신이 없어 보인다
요즘엔 신이 사라졌다고들 한다.
인공지능은 사람보다 똑똑해졌고, 우주는 점점 신의 자리를 좁히는 듯하다.
과거엔 천둥만 쳐도 “신의 분노다!” 했는데, 이제는 그냥 “기압골이 왔구나” 한다.
하지만 잠깐.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말했다.
“조금의 과학은 인간을 신에게서 멀어지게 하지만, 더 많은 과학은 인간을 다시 신에게 돌아가게 만든다.”
이 말, 뼈 있다.
조금 아는 사람들은 이렇다.
“진화론이 신을 부정했어!”
“신의 기적? 그런 건 다 플라시보야.”
“과학은 다 설명할 수 있어, 신 필요 없어.”
그래서 막 우주를 다 이해한 듯 말하고,
정신의 구조만 알면 사랑도 분석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건 글쎄… 사랑은 아무리 분석해도 설명이 안 된다.)
그런데, 많이 아는 사람들은 되레 고개를 숙인다.
양자역학은 우주의 불확실성을 인정한다.
우주의 팽창과 빅뱅 이론은 ‘시작점’을 묻는다.
수학자들은 숫자 너머의 질서를 보고, 물리학자들은 패턴 안의 미적 구조에 감탄한다.
그리고 말한다.
“이건 인간이 만든 게 아니라, 발견한 것이다.”
즉, 우리는 누군가 짜놓은 질서 안을 걷고 있는 것 같다.
그 ‘누군가’는 과학책엔 없지만, 과학자들 마음엔 스며 있다.
신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너무 정교해서 눈에 안 띌 뿐이다.
마치 완벽하게 정리된 코드처럼, 아무 버그 없이 작동하는 시스템은 설계자가 티가 안 난다.
우주의 완벽함이 바로 그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정말 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 믿기엔… 너무 우아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