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역설

by 신성규

사탄은 아름답다.

그는 언제나 찬란한 형상으로 묘사된다.

눈부시고 유혹적이며, 음악처럼 스며든다.

세상은 그를 악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향해 끌려간다.

왜냐하면 그는 아름다우니까.


우리는 늘 착각한다.

아름다움은 선하고, 추함은 악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철저히 감각의 판단이며,

진실은 언제나 그 반대편에 숨어 있다.


루시퍼는 ‘빛의 천사’였다.

신을 향해 반기를 들기 전, 그는 가장 아름다운 존재였다.

그리고 타락 이후에도 그 형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아름다움은 타락함으로써 더 치명적이 되었다.

진실이 아닌 욕망을 따를 때, 사람들은 이유 대신 외양을 본다.

그리고 스스로 말한다.

“이건 너무 아름다워서 나쁠 수 없어.”

그 순간부터 타락은 시작된다.


그렇다면 신은?

신은 형상이 없다.

구약의 신은 형상을 금기시했고,

인간이 함부로 정의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그런 신을 불편해한다.

너무 멀고, 너무 무겁고, 너무 침묵하니까.

그래서 종종 신은 못생긴 존재처럼 느껴진다.

눈에 보이지 않고, 위로도 없고, 당장 날 구해주지도 않는다.

그 앞에 서면 나 자신을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울이 아니라, 심연처럼 깊은 자기 반성으로 나를 밀어 넣는다.


그래서 나는 가끔 이렇게 생각한다.

아마 진짜 신은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얼굴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피하고, 조롱하고, 외면하는 그 형상으로.

왜냐하면 진실은, 우리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모습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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