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한 인간

by 신성규

나는 화장이 늘 불편하다. 죽은 자를 불태운다는 행위가 너무 격렬하게 느껴진다. 죽음조차 효율로 환원시키는 이 시대의 문화는, 고요하게 사라짐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사람을 태워 연기로 만들어 보내는 일. 그것은 마치 이 세계에 마지막 흔적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냉혹한 선언 같다.


인간은 자연에서 나왔다. 숨을 쉬고, 땀을 흘리고, 때가 되면 흙으로 돌아간다. 그 순환 속에 우리 존재의 의미가 있다. 그런데 화장은 그 순환을 끊어낸다. 불길 속에서 흙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재뿐이다. 불은 끝이다.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스며들지 않는다.


내게 화장은, 죽음을 무로 만드는 기술처럼 느껴진다. 죽은 자의 흔적을 지우는 일. 흙으로 돌아가면 땅은 그를 품고, 그 자리엔 다시 풀 한 포기 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그 풀을 다른 생명이 뜯고, 그 생명은 또다시 죽어 흙이 될 것이다. 그 모든 과정이 너무도 조용하고, 아름답다. 그런데 화장은 그 조용함을 불태워버린다. 불길은 너무 빠르고, 너무 인공적이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자연 속 새로운 시작이다. 우리가 느끼는 화장에 대한 거부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으로서의 본능이다. 다시 자연으로, 다시 땅으로. 그 순환을 통해 우리는 계속 존재한다.


죽음을 편리하게 처리하는 대신, 다시 흙이 되는 길을 택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우리는 사라지지 않고, 이 세계의 일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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