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하다, 자주 멍이 든다.
팔꿈치에, 무릎에, 정강이에 보랏빛 흔적이 생긴다.
누가 때린 것도 아니고, 어디 부딪힌 기억도 가물한데
시간이 지나면 마치 내가 지나온 사유의 자리에
몸이 조용히 서명이라도 하듯, 자국이 남아 있다.
그것은 나라는 자원을, 시간과 감각, 주의와 에너지를
한 점으로 수축시키는 기술 혹은 본능이다.
내 안에서 흐르는 개념, 이미지, 구조, 가능성의 궤도에만 집중한다.
그러는 동안 몸은 경계 없이 부딪힌다.
누군가는 말한다.
생각은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안다.
진짜 생각은 몸에 흔적을 남긴다.
멍은 몰입의 이면이다.
뇌의 불꽃이 번지는 동안,
몸은 길을 잃는다.
나는 덜렁대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몰입하는 사람이다.
멍은 그 몰입의 지도다.
보이지 않는 생각의 여정이,
내 몸을 통과하며 남긴 작고 조용한 상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