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세계를 다르게 보는 것

by 신성규

나는 철학자들의 얼굴을 유심히 본다.

그들의 시선은 대개 정면을 응시하지 않는다.

초점은 분명한데, 어딘가 살짝 비켜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느꼈다.

사시를 가진 철학자들이, 유독 세계를 독특하게 바라본다는 것을.


대표적인 인물이 자크 데리다다.

그의 사시는 단지 신체적 특성이 아니라,

사유의 메타포처럼 느껴진다.

그는 중심이 아닌 가장자리에서,

언어의 틈과 여백을 파고들었다.


장 폴 사르트르 역시 사시를 지녔다.

그의 두 눈은 서로 다른 곳을 향했지만,

그 시선은 인간 존재의 불안을 정면으로 꿰뚫었다.

그의 사유는 언제나 중심에서 벗어난 존재를 향했다.

타인의 시선, 실존의 불편함, 그 모든 주제들이

한쪽 눈으로 세상을 응시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듯했다.


나는 사시를 단순한 ‘시각적 결함’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세계를 비대칭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고의 축이 살짝 어긋나 있을 때,

보통의 시야로는 잡히지 않는 것들이 드러난다.

균형은 편안함을 주지만,

어긋남은 통찰을 낳는다.


사시가 있는 이들은

정면을 피해 ‘틈’을 본다.

언어의 기울기를 인식하고,

권력의 중심에서 벗어난 자리를 본다.

그들은 사유의 사각지대에 민감하며,

보편성이라는 신화를 의심한다.


나는 생각한다.

철학이란 세계를 바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는 것이라고.


정면만 바라보는 자는

정해진 답만을 반복할 뿐이다.

그러나 사시의 철학자는,

보편적 시선이 닿지 않는 구석에서

새로운 질문을 만든다.


그들의 어긋난 눈빛이야말로,

진짜로 세계의 균열을 읽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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