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똑똑한 사람의 손을 알아볼 수 있다.
단순히 깨끗하거나 곧은 손이 아니다.
그 손엔 묘한 기운이 흐른다.
손바닥은 깊으며 넉넉하고,
손가락은 섬세하며,
핏줄은 감각적으로 도드라진다.
그건 무언가를 오래 만지고,
세계를 손끝으로 더듬으며 살아온 사람의 손이다.
그 손은 자판을 두드릴 때도, 책장을 넘길 때도,
어딘가 아주 정교하고도 단단한 리듬을 가진다.
지능은 머리로만 드러나지 않는다.
손에도 사유의 흔적이 남는다.
손끝으로 생각하고,
손바닥으로 추론하며,
핏줄로 감각을 운반하는 사람들.
그들의 손에는 생각의 체온이 있다.
말보다 먼저 반응하는 신경,
예민한 촉감,
그리고 뭔가를 이해하는 방식이
몸 전체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
나는 때때로 사람의 손을 본다.
그 사람의 언어보다 먼저,
그 손이 말해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