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누구에게나 신비로운 경험이다. 그러나 나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깊고 강렬하게 사랑에 빠진다고 느낀다. 왜일까? 그 이유는 아마도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대하는 태도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남자는 사랑하는 동안에도 상대에게 많은 요구를 한다. 외모부터 성격, 행동까지,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부합하기를 바란다. 그 요구는 때로는 무의식적인 불만이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 속에서도 상대의 단점에 쉽게 집중하게 만든다. 그래서 남자는 사랑과 동시에 기대와 요구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반면, 여자는 다르다. 사랑에 빠지면 상대의 부족함이나 단점을 쉽게 지적하지 않는다. 오히려 ‘눈 삐었냐’는 말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부족한 점도 감싸고, 상대의 좋은 점만을 바라본다. 사랑에 몰입한 그녀들은 상대의 불완전함마저 사랑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이것이 바로 여자가 사랑에 더 잘 빠진다고 느끼는 이유다.
그러나 사랑의 이 ‘관대함’은 양날의 칼과 같다. 사랑이 식으면 그 몰입만큼이나 크게 무너진다. 여자가 마음을 떠나면, 그 상실감과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랑할 때만큼이나 사랑을 잃는 순간도 깊다. 사랑에 빠졌을 때 보았던 빛나는 면들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공허와 두려움뿐이다.
사랑은 이렇게 인간의 감정을 가장 극단으로 몰고 간다. 그리고 성별에 따라 그 몰입과 상실의 경험이 다르게 나타난다. 남자는 사랑하는 동안에도 자신의 기대와 욕구에 사로잡혀 있고, 여자는 사랑에 빠짐과 동시에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그만큼 더 크게 상처받는다.
이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사랑이라는 감정 속에서 스스로에게 그리고 상대에게 어떤 기대를 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랑이란 결국 서로의 불완전함을 품고, 그것을 통해 완전함을 만들어가는 여정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