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적 사고

by 신성규

나는 한동안 대기업처럼 생각했다. 완성된 구조를, 견고한 시스템을, 리스크가 최소화된 계산을 따랐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러한 사고방식이 내 발목을 잡고 있었다. 대기업이 가진 현실 안주의 구조는 결국 자본이라는 거대한 쿠션 위에 앉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자본이 없었다. 그들이 가지는 자본의 양이 다르면, 내가 따를 수 있는 전략도 전혀 달라야 했다.


대기업은 “망하지 않기 위해” 움직인다. 반면 벤처는 “망하더라도 시도”한다. 혁신은 늘 후자의 영역에서 태어난다. 혁신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용기의 본질은 잃을 것이 없다는 감각이다.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대기업이 아니다. 정답을 좇기보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작은 실패들을 감내하며 배우는 벤처여야 한다. 무너질 수 있는 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시도하고, 실패와 전환을 통해 빠르게 학습하며,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기꺼이 걸어야 한다.


대기업처럼 생각하면 안정은 보장되지만, 그 안정은 곧 정체가 된다. 불완전함을 껴안고, 불확실성을 길들이는 사람만이 다음 시대로 넘어간다.


나에게는 지금, 이 불확실성조차도 자산이다. 망설이지 않겠다. 나는 작은 벤처처럼, 그러나 집요한 탐색자처럼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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