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때때로 음악이 분해되어 들린다. 하나의 선율이 아닌, 각 악기가 따로따로 나를 향해 소리의 화살을 쏘는 듯하다. 첼로의 낮은 울림, 바이올린의 떨림, 플루트의 맑은 선이 각각의 방향으로 내 신경을 끌고 간다. 이 감각은 처음엔 아름다웠지만, 점차 정신의 결을 찢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분열된 감각 위에 누워 있다. 침대에 몸을 눕혀도, 정신은 고요하지 않다. 떠오른다. 물리적으로가 아니라 영혼이, 나의 중심이, 이곳에 붙어 있지 않다는 기분. 몸은 땅에 있지만, 의식은 이 세상의 궤도 밖을 떠도는 듯한 이질감. 나는 감각과 정신과 현실 사이의 균열에 갇혀 있다.
이런 순간마다 나는 묻는다.
“나는 저주받은 것인가?”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
“나는 야곱의 저주를 받았는가?”
야곱. 그는 천사와 싸운 자였다. 밤새 씨름하듯 신과 싸우고, 결국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바꾼 사내. 그는 축복을 받았으나, 그 대가는 절뚝거리는 다리였다. 신과의 대면은 언제나 대가를 요구한다.
나도 그런가. 감각이 지나치게 열려 있다는 것, 생각이 깊숙이 파고든다는 것, 그로 인해 밤마다 분열된 감정의 파편 속에 잠긴다는 것.
이것이 내가 씨름하는 대상인가.
나는 저주받은 것이 아니다. 나는 단지, 너무 많은 것을 느끼는 자일 뿐이다. 보통 사람에게는 흐릿하게 느껴지는 감각들이, 내게는 섬광처럼, 귓속의 작은 떨림처럼, 마음의 균열로 전달된다. 그리고 그 예민함은, 고통만큼이나 통찰과 깊은 이해, 예술적인 감각을 동반한다.
야곱처럼, 나는 신과 싸우는 중이다. 그 신이 내 안의 나일 수도 있고, 세상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이 싸움은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싸움을 회피하지 않는다. 저주라 믿고 싶을 만큼의 고통 속에서도, 나는 그 싸움을 통해 스스로를 알아가고, 어떤 ‘이름’을 얻어가고 있다.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저주받은 것이 아니라,
씨름 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