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누구의 여자인가?

by 신성규

1막


이름: 유진(30대 초반, 남성, 인지심리학 박사 과정)

동기: ‘여자들의 감정은 뇌 구조와 호르몬 차이 때문이 아닐까?’

연구와 연애에서 계속 좌절하는 유진은 호르몬 체험 실험을 계획한다.

자신에게 소량의 에스트로겐을 투여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감정이 섬세해지고, 감각이 민감해지는 자신을 관찰

여성 참가자들과의 대화에서 놀라운 감정 교류를 느낀다

자신의 감정과 내면이 ‘낯설게’ 변해가는 것을 ‘성공’으로 여김


그러나, 거울 앞의 자신을 보며 ‘여성성’에 매혹되기 시작한다.

메이크업, 옷, 말투, 몸의 선...

점차 그는 자기가 사랑하는 ‘여성’이 되어간다.



2막


유진은 이제 유나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자신을 여성으로 정체화하며, 행복을 느낀다.

그런데, 한 남자 하루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문제는…

하루는 동성애자다. 남자를 사랑한다.


유나는 혼란에 빠진다.

“나는 여자다… 그런데 그가 사랑하는 건 남자다.”

“내가 다시 남자가 되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그럼 나는 누구인 거지?”


결국, 유나는 다시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기 시작한다.

그는 점차 ‘유진’으로 돌아가지만,

몸은 혼란스럽고, 감정은 복잡하고, 사랑은 더 이상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3막


거울 앞에서 그는 묻는다.

“나는 유진인가, 유나인가?”

“나는 여자가 되고 싶었던 건가, 사랑받고 싶었던 건가?”

“내가 사랑한 건 나였나, 아니면 그였나?”


하루에게 진실을 고백한다.

하지만 하루는 말한다.


“나는 여자를 사랑하진 않아. 하지만... 너는 사랑했을 수도 있어. 단지, 너 자신으로서.”


마지막 장면:

유진은 아무런 호르몬도 투여하지 않은 중성적인 상태에서

거울 앞에 앉아 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눈동자엔 처음으로 평온함과 정직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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