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어떤 아재의 핸드폰을 봤다.
인스타그램이었고, 피드는 전부 여자 가슴이었다.
정확히는, 얼굴 없는 여성의 특정 부위만 가득 찬 이미지의 연속.
그가 그걸 감상하는 눈빛은
‘감상’이라기보다, 소비자 혹은 사냥꾼의 눈빛에 가까웠다.
그 순간, 나는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남자들은 못말려.”
때로는 나 자신이 나의 생물학적 정체성에 의해 오염된 듯한 기분이 든다.
나의 눈빛은 괜찮은가?
나도 무심코 누군가를 훑고 있진 않은가?
나는 과연 ‘그들’과 선을 긋고 살아갈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은 매일같이 나를 괴롭힌다.
그러나 그 불편함 덕분에 나는 아직 사람으로 살 수 있다.
나는 여자들의 눈빛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그들을 소비하지는 않으려 한다.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욕망을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들이대는 사회는 폭력적이다.
무심한 눈빛 하나, 지나가는 여성을 훑는 시선 하나가
타인의 하루를 감옥으로 만든다.
진짜 감옥은 건물이 아니라
그 눈빛 속에 존재한다.
나는 감옥을 만들지 않고 살고 싶다.
누군가를 감상하지 않고, 누군가를 ‘존재 전체’로 대하며 살고 싶다.
남성이라는 이름으로 욕망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그건 나의 다짐이고,
내가 이 종으로 태어난 데 대한
작은 책임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