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만에 돌아온, 수월관음도
박물관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특별전 하나가 열렸다.
이리저리 기사를 정리하느라 바빴던 탓에,
전시장에 한 번도 내려가 보지 못한 채 며칠의 시간이 흘렀다.
천고의 노력 끝에 온 불화가 있다고 했다.
일본 측은 처음에 출품을 거부했다고 했다.
그러나 관장님과 학예사 선생님들이 작품을 확인하기 위해
일본 센소지(日本 淺草寺)를 찾았고,
그곳에서 그림 앞에 엎드려 절을 올리는 정성 덕분에
이 불화를 모셔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 회장님 부인께서 다녀가셨대요.”
오시자마자,
물방울관음만 보고 가셨대요.”
그 말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그림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지
제대로 알기도 전에
나는 여전히 부산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전시 종료일,
그것도 폐장 시간이 거의 다 되어
문득 그 물방울관음(수월관음도)이 떠올랐다.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전시장으로 내려갔고,
그 앞에 섰다.
아무런 기대 없이
조용히 마주했다.
하늘의 달이 맑은 물에 비치듯,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는 이 불화 앞에서
나는 어떤 소원을 빌어야 했을까.
전시장 유리관에는 매일
관람객의 콧기름이 묻어나 닦아내느라 분주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이 그림을 보고 싶었던 마음.
그 마음은,
아마 나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700년 만에 돌아왔지만,
오늘이 지나면
평생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몇 번 더 와서 볼 걸 그랬다.
어제 왔어도 좋았을 걸 그랬다.
눈으로 담으며,
사진으로는 남지 않는 황홀함을
잊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이 불화를 이곳까지 데려온
학예사들의 시간과 마음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