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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 뭐 먹지?

완벽하지 않아도 맛있게, 잘 먹으면 그만!

by 장서나

아이가 방학을 하면 가장 큰 고민이 '오늘 뭐 먹지?'인 듯하다. 학교에서 영양사•조리사 선생님이 해 주시던 것처럼, 5대 영양소가 균형 잡힌 식단으로 차려주는 건 포기한 지 오래다. 저녁은 그래도 신경 써서 차리려고 하지만, 아이 점심은 간단히 먹는 걸 선호한다. 점심을 차려주는 엄마뿐만 아니라 아이도 간단한 걸 원한다.

오늘도 점심이 다 되어 아이에게 묻는다.

"오늘 점심 뭐 먹지?"

냉장고를 열고 집에 있는 재료로 할 수 있는 요리를 읊는다. 네다섯 가지의 메뉴를 노래하듯 읊어대도 아이는 시큰둥하다.

"그럼, 또띠아로 피자 만들어 줄까?"

"응!"

아이가 빠르게 대답한다.

"또띠아 피자가 밥이냐~?"

잘 먹는 걸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울 엄마 기준으로, 점심으로 간식을 먹이는-나는 불량 엄마다.


토마토소스를 이용해서 또띠아 피자를 만들면 좋으련만, 원래 파스타도 크림파스타만 먹는 아이는 크림소스로 또띠아 피자를 만들어 달란다. 아니, 크림소스가 항상 있냐고~! 하지만, 엄마로서 나의 장점은 바로 '순발력'과 '재치' 아니겠는가?! 집에 있는 어니언 크림수프가 떠올랐다!


◇ 간단 또띠아 피자 만들기


1. 또띠아를 그릇 위에 올린다.

2. 수프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정량보다 적게)

3. 잘 저어서 또띠아에 소스처럼 올려준다.

4. 또띠아 위에 피자치즈를 양껏 올려준다.

5. 치즈가 녹을 때까지 전자레인지에서 돌려준다.


따뜻한 또띠아 피자를 손에 들고, 늘어나는 치즈를 음미하며 아이는 맛있게도 먹는다.



SNS에서 보면 아이 밥을 정말 정성스럽고 예쁘게 차려주는 엄마들을 많이 본다. 그런 사진을 볼 때마다, 예쁜 밥상을 받는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지 상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에게 그런 재주는 없는 것 같다. 오므라이스에 하트 케첩도 예쁘게 잘 안된다. 다행히도 우리 아이들은-투박하고 때로는 많이 간단한-엄마의 밥을 맛나게 잘 먹어준다. SNS를 보고 불량 엄마가 아닌지 주눅이 들 필요는 없겠지.


아이가 배고플 때,

최대한 빨리,

그래도 맛있게,

적당히 따뜻하게!


잘 먹고 행복하면 장땡이다!



다음 날 점심, 아이가 말한다.

"엄마, 또띠아 피자 어제처럼 또 해줘!"

"오케이!"

이번엔 아이가 같이 만들어 본다. 5분도 안 되어 따뜻한 피자 완성이다.



"엄마, 내가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맛있어!

간단한데, 맛있어!!"


"그래! 고맙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우리 집 베스트 메뉴

▪︎떡국 - 상온 보관 사골곰탕에 떡국떡을 넣고 끓인다. 집에 소고기가 있으면 같이 넣어준다.

▪︎김밥 - 김과 밥을 준비해 준다. 추가 재료로 멸치나 참치를 같이 준다. 취향껏 자기가 싸 먹는다.

▪︎불고기 - 불고기에 떡볶이 떡 넣고 같이 볶아준다. (짜장 소스 뿌려주면 짜장떡볶이)

- 불고기를 도마에 살짝 다져준 뒤, 동그랗게 뭉쳐 떡갈비처럼 구워준다.

- 밥에 불고기 올리고 써니사이드업 계란 올려서 먹는다.

(계란 위주로 먹고, 그다음엔 치즈 올려서 녹여 같이 먹는다)

- 떡국에 꾸미로 넣어서 먹는다.

- 또띠아에 다른 재료와 넣고 말아서 또띠아롤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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