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을 차근차근 기록합니다
쓰는 사람이기 이전에,
읽는 사람입니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매일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책은 언제든 제게 말을 걸어줍니다.
갑자기 말을 멈춰도,
묵묵히 기다려 줍니다.
제 마음을 두드리고,
조용히 말을 걸어옵니다.
'엄마'인 저에게,
때로는 그저 '장서나'라는 사람에게,
관심을 건네고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줍니다.
책 속 수많은 문장 가운데
저에게 와서 말을 걸어주는 문장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그 문장들이
나를 찾게 하고,
삶을 살게 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오래전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반갑고 고마운 문장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문장들은 저를
쓰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가만히 두면 흘러가 버릴
소중한 행복들을
기록하고 싶어졌습니다.
"인생은 시련의 연속이고,
우리는 그 시련을 버텨내며 생존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행복이 얼마나 많이 필요하겠습니까?
꿀벌이 살기 위해 꿀을 모으듯
인간도 시련을 버티기 위해 행복을 모아야 합니다."
― 김경일, 『마음의 지혜』
좋아하는 작가의
좋아하는 책에서
좋아하는 문장을 찾는 기쁨이란!
작은 행복을
차근차근 기록해 보려 합니다.
글 쓰는 이에게
'쓰고 싶게 만드는 일'은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일입니다.
눈앞의 바쁜 일보다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꿀처럼 달달한 유혹.
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글쓰기가 뒷전이 될 때에도,
문득 깨닫습니다.
'그래도 나는 글 쓰기가 좋다.'
새벽녘, 무서운 꿈을 꿨다며
잠에서 깬 딸아이의 작은 침대에 함께 누웠을 때,
차갑고 작은 손을 잡고
"괜찮아, 엄마 여기 있어."라고 말하면서도
머릿속에 글이 써집니다.
그 글자들이 날아갈까 봐
아이의 방을 나서자마자
까만 방에서 눈을 반쯤 감고
메모를 합니다.
그렇게,
작은 순간들이
글이 되어 저를 찾아옵니다.
이제 저는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작고 따뜻한 행복들을
차근차근 기록해 보려 합니다.
이 글이
누군가의 하루에
조금이라도 온기를 더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기쁘게 쓰겠습니다.
2025년 가을
장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