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낮술

지란지교를 꿈꾸며

by 장서나

안녕하세요, 장서나 작가입니다.

『꾸역꾸역 일상을 살아내는 힘』, 그 첫 번째 이야기로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친구에 관한 이야기라더니, 제목에 웬 '낮술'이냐고요? '낮술'이라는 말만 들어도,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시는 분도 있고, '이 작가가 왜 이러나' 싶은 분도 있을 것 같네요. 걱정 마세요. 술꾼 아줌마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어쩌다 보니, 낮술> 이야기 시작합니다.^^


https://link24.kr/AF10NJb

◎ 오늘의 플레이리스트 ♬

이 음악을 들으며 제 글을 읽어주셔도 좋겠습니다.

지금, 이 음악을 들으며 쓰고 있어요.



여러분은 친구가 얼마나 있나요?

나이 들어 알게 된 친구 중에,

정말 마음이 잘 통하고 만났을 때 마음이 편안~한 친구 있나요?


제겐 그런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낮술 친구'예요.




톡톡!

「 서나야, 지금 보냈엉~

아무때나 너 시간 날 때 봐줘^^

고마워!♡ 」


내게는 '글친구'가 있다. 글 쓰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까이 사는 친구.


내가 이 친구를 만난 건 도서관 취미 수업에서였다. 왠지 친근감이 들어서, 12주 간의 수업이 끝난 뒤에도 개인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친구는 나를 이전에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교육청에서 했던 학부모 대상 '첫 책 쓰기 강의'에서, 계단을 올라가던 내가 기억난다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이끌리듯 친구가 되었다. 둘 다 책을 좋아하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야기하다 보니, 둘 다 책 쓰기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이런 인연이 있을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 만나기도 힘든데, 책을 쓰는 사람이라니. 그렇게 우리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편한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종종 만나 밥을 먹는다. 잠시 짬을 내어 함께 밥을 먹는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쉴 새 없이 떠든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을 나누고, 최근에 인상 깊었던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함께 이야기하는 동안 서로가 각자의 속도로 잘 나아가고 있음에 마음이 채워진다. 세 아이를 키우는 나는 나대로 거북이처럼 해나가고 있다면, 그는 자기 생긴 대로 달팽이처럼 해나간다. 꾸준히, 아주 성실하게 나아가는 중이다.




얼마 전, 여느 때처럼 밥을 먹는 날. 이번엔 새로 생긴 한식집에 갔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그곳은, 제법 비싼 상차림 메뉴도 파는 엄청 넓은 식당이었다. 그중 나름 실용적인 메뉴를 고르고, 메뉴판을 보다 보니 '막걸리'가 눈에 띄었다. 오랜만에 기분 좀 내볼까 싶어 오천 원짜리 막걸리를 하나만 시켰다. 비싼 곳이니 둘이서 한 모금씩이라도 맛이나 보자 하고 시켰는데, 잠시 후 직원이 툭 갖다준 것에 우리 둘 다 빵 터져버렸다. 막걸리 한 병과 막걸릿잔 둘.



해가 쨍쨍한 대낮에, 밑반찬 하나 없는 커다란 테이블 위에 막걸리 한 병이라니. 아줌마 둘이서 이러고 있으니, 뭔가 엄청 방탕(?)한 느낌에 부끄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그렇게 한번 웃음이 터지니, 밥 먹는 내내 계속 배가 아플 정도로 웃어댔다. 그냥 시시콜콜한 얘기들이었는데도 말이다. 친구는 급기야 눈물까지.... 막걸리 한 병에 이렇게 웃을 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 마음이 편안했다는 거겠지. 별일 아닌 일에도 친구들과 신나게 까르르 웃어대던 학생 때처럼, 마흔이 넘어 만난 친구와 마음껏 웃어댔다.



서로의 고민을 거리낌 없이 공유할 수 있고, 진심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 어떻게 이런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같이 글 쓰는 친구여서일까? 같은 아이 엄마여서일까? 우리가 학창 시절을 함께 보냈다면 어땠을까? 십 년 뒤 우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문득 내 생각이 난다며, 시 한 편을 보내주는 친구.

보고 싶을 때 도서관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친구.

만나면 얼굴이 아플 정도로 실컷 웃게 되는 친구.


그런 친구가 있어서

참 기쁘다.

참 행복하다.

참 감사하다.





어릴 적, 엄마의 책장에서 보았던 유안진 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가 생각납니다. 오랜만에 서가의 오래된 책을 꺼내 읽어보니, 새롭게 와 닿습니다.


바쁜 하루이지만,

잠시 시간 내어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

마음의 쉼이 되길 바랍니다.


https://youtu.be/BogBQmLS2Rc?si=yKk-UIAyAtxKPr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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