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제주 산책

섬 전체가 화사한 부케가 되었습니다

벚꽃, 유채꽃, 동백꽃 그리고 사람꽃이 핀 서귀포의 봄 풍경

by 논이


바람과 왈츠를 추듯

벚꽃잎이 천천히 내려오고

하얀 나비가 날아갑니다.

그렇게 음악도 없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무도회가 펼쳐집니다.


IMG_7371.JPG


제가 사는 동네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벚나무가 양쪽으로 심어진

아름다운 길이 있어요.


벚꽃이 절정이던 어제 늦은 아침,

낡은 사진기 하나 들고서

빨강머리앤이 사랑한

'눈의 여왕'을 만나러 길을 나섰습니다.


IMG_7374.JPG



IMG_7377.JPG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잎에 취해

한걸음 한걸음

느리게 걷다


떨어진 연분홍 꽃잎들이

수채화처럼 머문곳에

발을 들이밀고

그들과 어울려봅니다.



IMG_7378.JPG






IMG_7379.JPG


길을 건너는 사람들이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고

가게앞에 세워진 차들과 키가 큰 가로등마저도

꽃구경을 하고있는

이 낭만적인 길위에서

평화와 치유를 얻습니다.


IMG_7380.JPG


눈의 여왕님을 영접하려는지

지나가는 차들도

엉금엉금 기어갑니다.

운전대 내려놓고 차밖으로 나오세요.

꽃길은 두발로 걸어야 제맛입니다.


IMG_7381.JPG


눈부신 벚꽃길만 바라보다

시선을 옆으로 돌리니

화분이 예쁘게 놓여진 대문앞이 귀여운

파란지붕집들이 보입니다.

저 흐드러지게 핀 새빨간 꽃은

무슨꽃일까요?

꽃이름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이렇게 보고 즐기고 느끼면

그만이지.


IMG_7383.JPG


평범한 잡화가게

새생활 유통 수퍼마켓이

아름다워지는 순간.


IMG_7384.JPG


렌즈를 하늘로 향하면 보이는 풍경.

전선 세줄도 의미있어 보이는 마법이라니!


그런데

갑자기 배가 고파집니다.

눈의 여왕이

팝콘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연분홍색 딸기맛 팝콘.


IMG_7386.JPG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나의 팝콘길.

팝콘이 다닥다닥 피어난

맛있는 나무들이 심어진 이 길.

이 곳은 서호호근로 입니다.


IMG_7387.JPG


IMG_7389.JPG


IMG_7390.JPG


버스정류장을 지키고 서있는

돌하르방도

아무도 없는 밤이면

꽃길을 걸어다닐 것 같은

진부한 상상의 나래도 펼쳐봅니다.

학교에 있는 동상이

밤이면 걸어다닌다는 이야기에

몹시도 무서워했던

왕년의 순수한 소녀입니다.



IMG_7396.JPG


토끼와 요가하는 소녀,

우체통에 편지 넣는 소녀,

홀씨 부는 소녀..

귀엽고 아기자기한 소녀들의 모습이

벽화로 그려진 이 집엔

누가 살고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IMG_7393.JPG


빨강머리앤 같이 상상력 뛰어나고

재미있는 분이 살고 있을까요?


우편함 옆 그림속 빨강머리앤이

흐드러지게 핀

눈의 여왕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IMG_7395.JPG


초록색 바지를 입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걸어가던 서양인 여자분.

관광객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

제주도에서 행복한 외국생활 하시길.


IMG_7397.JPG

끝도없이 이어진 가로수 꽃길

이만하면 충분해요.

뒤돌아 집으로 향합니다.

눈호강하며 힐링까지 한 벚꽃길에

감사합니다.


IMG_7398.JPG
IMG_7401.JPG
IMG_7402.JPG
IMG_7403.JPG


향기가 산뜻한 팬지꽃도 만나봅니다.


IMG_7405.JPG
IMG_7408.JPG


봄이 와서 활기찬 야자나무 뒤로 보이는

한라산에게도 인사합니다.

겨울 나느라

폭삭 속았수다!


IMG_7410.JPG


제주도 눈의 여왕님을

내년에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지구 위를 떠도는 집시 노마드 그림쟁이는

3년을 머문 서귀포를 떠나 이제

다른 곳으로 갈 생각중입니다.

어디에 살든 행복하기로

눈의 여왕님과 약속해요!








집으로 오는 길도 아름답습니다.

IMG_7413.JPG


IMG_7411.JPG


IMG_7414.JPG 봄볕에 늘어져 자는 누렁이
IMG_7415.JPG


IMG_7418.JPG 집고양이꽃
IMG_7419.JPG


귤과 먼 바다가 있는

치유의 섬 제주도로 오세요!



IMG_7423.JPG 오늘 아침 풍경. 어제보다 더 예뻐보이는 벚꽃(4월8일)
IMG_7425.JPG
IMG_7427.JPG
IMG_7431.JPG '세자매'라 이름붙인 동백시스터즈 세그루
IMG_7432.JPG 유채꽃 뒤로 보이는 고근산. 각도에 따라 한라산을 가리기도 하지만 산책하기 좋은 산입니다.


IMG_7435.JPG 유채꽃밭 너머로 보이는 범섬




IMG_7436.JPG


선생님 손 잡고 야외로 나온

어린이집 아이들이 꽃다발로 보입니다.

섬 전체가 부케가 된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답게 핀 꽃입니다.

사람꽃

그리고

강아지꽃..


IMG_7438.JPG 제주도에서 가장 사랑하는 강아지 웅이가 벚꽃잎 떨어진 길 위에 로맨틱하게 앉아있네요.




*부록 : 지난주 서귀포 풍경(4월 1일)

가지런히 정돈된 적양배추밭과 쪽파밭.
벚꽃, 동백꽃, 유채꽃, 사람꽃 다 들어간 사진. 그날의 하늘과 꽃은 최고였어요.
황토 어싱광장 위에서 걷는 사람과 손하트 하르방, 그리고 조명으로 보이는 하얀 인공토끼들이 놓여진 바위.


자매결연을 한 일본 동네가 있었군요. 가라쓰시는 처음 들어봅니다만 서귀포처럼 아름다울거라 믿습니다.


구름이 내려와 앉아있네요. 왼쪽 아래 하얀 사모예드
숨골공원에 4월 초에 오시면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림처럼 앉아 점심먹는 남녀. 꽃나무 아래에서 님과 함께 먹는 점심식사는 얼마나 맛있을까요?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한 봄나무의 상큼한 자태
저 혼자 딸기우유집이라 부르는 분홍색 집과 갓 피어나기 시작한 벚꽃이 환상적으로 어울립니다.


쨍한 파랑색 페인트가 멋지게 칠해진 대문과 붉은 동백꽃이 잘 조화된 동네 어귀 어느 집



제 벚꽃 그림도 보고가세요!

20220311_074911.jpg Bronwyn's Favorate Things. 자작나무 패널 위에 유화. 2020년 논이 그림


20220125_103531.jpg 종이 위에 수채. 논이 그림
InShot_20220401_091340671.jpg 종이 위에 오일파스텔. 논이그림
InShot_20220511_105010487.jpg 종이 위에 오일파스텔. 논이 그림



더 많은 그림은 인스타그램

@nonichoiart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InShot_20220123_204419844.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