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 베토벤 & 쇼팽
상반기라면 5월, 하반기라면 10월 이렇게 두 차례 ABRSM 실기 시험이 있다. 그에 한두달 앞서 이론시험을 볼 수도 있다. 올해 중 8급 피아노 실기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6급 실기 준비와 테스트, 합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즐거웠고 피아노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기에 이번에 8급 준비하면서 공부하고 배우게 될 것들이 기대된다.
과목은 4개 분야로 이루어진다. 스케일과 아르페지오, 초견, 음악적소양에 대한 테스트 그리고, 3곡 연주하기 가 있다. 각 분야에 대해 각 단계별로 요구하는 수준이 달라진다. 8급 실기시험이 급수로는 제일 높은 단계로 8급까지는 증명서 라는 certificate가 수여된다. 그 이후는 diploma 즉, 음악대학 졸업증서 정도의 단계로 훌쩍 건너뛰는데 사이에 ARSM 이라고 8급과 디플롬 중간 단계도 있다.
4개 분야는 각각 준비할 수 있는 책이 있다. 책의 순서에 맞게 준비하면 되는데, 연주곡은 조금 다르다. 바로크, 낭만, 현대 시대의 곡 하나씩 선택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한다. 6급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어느 곡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기로에 섰다. 무작정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2년마다 주어지는 곡의 리스트가 달라진다. 이번 2019&2020년에는 A. 바로크 8곡, B. 낭만 8곡, C. 현대 16곡 중에서 각 한 곡을 선택하여 준비하게 되었다.
마음속으로 어느 곡을 선택할 지 정하고 연습도 해두었지만, 과연 그 선택이 맞을지 더 마음에 끌리는 좋은 곡이 있을지 다른 곡들도 찾아 들어보았다. 악보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연주한 곡을 듣지 않고 악보를 보고 연습한 후 마음에 든 후에야 다른 사람의 연주도 들어보는 것이 맞지만, 이번 경우에는 예외를 두기로 했다. 늘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감탄하는 이유는 이 32곡을 모두 내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로 찾아들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A. 바로크에서는 바흐의 프렐류드와 푸가 BWV 889 를 선택했다. 6분 남짓한 곡이다.
B. 낭만 에서는 베토벤 소나타 Op.79 의 1악장을 선택했다
C. 현대 에서는 쇼팽의 녹턴 OP.37 No.1을 선택했다.
올해 세 곡의 악보를 보긴 했지만, 내게 더 끌리는 곡이 있지 않을까 다른 곡도 들어본 것이다. 그런데, 처음 선택이 맞았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리스트 A의 곡 중 스카를라티와 쇼스타코비치의 곡도 매력적이었는데, 역시 내가 다시 돌아가는 것은 바흐였다. 다만 다른 곡들을 들으면서 그 연관성과 다른 점도 비교해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 마음을 정하였으니 좀 더 집중해서 곡에 대해 공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