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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an 17. 2024

괜찮아 잘될거야

나도 말 해보기

한 영상을 보다가 뜨끔한 질문을 받았다. 듣고 싶은 말이 뭐냐는 질문에는 이것 저것 생각 나더니, 그 말을 누군가에게 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말문이 꽉 막혔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얼마나 뜨끔하던지. 나는 그토록 듣고 싶은 말이 많으면서 그 말을 누군가에게 해본 적 없었다.




힘들 때, 슬플 때 누군가 옆에서 해줬으면 하는 말들이 있다. “곧 지나갈거야.” ,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는 좋은 일만 생길거야.” “힘든만큼 행복이 올거야.” 등 지금은 힘들지만 곧 잘 풀릴거라는 이야기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꼭 그렇게 될 것만 같아 힘이 난다. 머릿 속에만 있던 생각도 말로 하면 정말로 그렇게 된 것 마냥 마음이 편해진다. 주위에 말해줄 누군가가 없다면 스스로라도 말해본다. 이제는 괜찮을 거라고 말이다.


별 일 없을 때는 모르다가 내가 힘들면 그제서야 힘듦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얼마나 긴 터널을 통과하는 일인지 알게된다. 그리고 얼마나 도움 필요한지도 알게 된다. 누구에게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어지는 것이다. 가벼운 말 한마디라도, 별 의미 없는 말이라도 들으면 힘을 내고 일어설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이런데 다른 이들 얼마나 힘들까. 힘든 시간 속에서 한 마디가 듣고 싶지만 말은 못하고 그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은 생각나진 않지만 기분이 안좋았던 날이었다. 힘 없이 집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안면도 없는 한 아저씨가 지나가시면서 무슨 일이 있냐고 힘내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리고 쿨하게 가던 길을 가셨다. 별거 없는 이 일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한마디였지만 그 말이 너무나도 와닿았다. 누군가에게 위로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게 됐던 날이었다.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괜찮아, 잘 될거야."라는 말이다. 지금이 어떻든 잘 풀릴거고 좋은 일이 생길거라는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 어떤 역경도 헤치고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아 이 말을 좋아한다. 말을 해야겠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해야겠다. 괜찮다고 잘될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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