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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an 18. 2024

순한 국물 요리 한 그릇

계란 감잣국 만들기

오랜만에 비가 꽤 많이 내렸다. 비 오는 날이 되면 여러 가지 메뉴가 생각나지만 국물요리가 가장 당긴다. 그래서 순한 계란국을 끓였다. 그냥 계란만 넣어 먹기 허전해서 감자도 같이 넣어 만들었다. 밥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든든한 계란국이 만들어졌다.




계란국은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다. 이것도 저것도 귀찮으면 정말 계란만 넣고 만들기도 하는데 그래도 맛있다. 얼마 전에는 순두부를 넣어 만들어봤는데 꽤 괜찮아서 한 번씩 만들어 먹고 있다. 계란은 반찬으로도 만능이지만 국으로도 만능 재료다. 이쯤 되면 계란이 없었으면 뭘로 밥을 먹었을까 싶다. 식사의 반은 계란이니 말이다.


우선 멸치 국물을 먼저 낸다.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넣고 조금만 끓이면 금방 국물이 잘 우러난다. 감자는 반찬용으로 만들 때와 다르게 굵게 채 썰어준다. 둥근 반달 모양도 좋지만 숟가락으로 떠먹기 좋아서 채로 썰어줬다. 애호박이 있길래 애호박도 같이 채를 썰었다. 파도 꺼내서 어슷하게 썰었다. 계란은 잘 풀어둔다. 국물이 잘 우러났으면 멸치를 건져내고 오래 걸리는 감자부터 넣고 익힌다. 두껍게 썰었기 때문에 익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 초반에는 익을까 싶지만 점점 국물이 걸쭉해지면서 서걱거리는 느낌이 없어진다. 이때 애호박과 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간은 액젓으로만 했다. 마지막으로 계란물을 둘러가며 넣어주면 완성된다.


계란요리를 할 때 공통되는 팁인데 계란은 물에 넣고 한동안은 저으면 안 된다. 그새를 못 참고 저으면 계란이 풀려서 국물이 탁해진다. 나는 이 순간을 못 참고 탁한 국물을 만든 적이 많다. 금방 익는 계란이지만 또 익는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 계란이다.


이번에도 탁해진 계란국, 계란이 익는 그 몇 초를 기다리는 건 쉽지 않다.


밖에는 비가 계속 오고 있었다. 얼마 만에 하루종일 비가 오는지 모르겠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먹다 보니 어느새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감자가 들어가니 국 같기도 반찬 같기도 해서 만족스러웠다. 이제 잠만 한숨 자면 딱일 것 같다. 소화를 좀 시키고 잠시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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