끙끙대는 레슨시간

관절 늘려주기

by 샤이니율


앞 레슨이 늦게 끝나서인지 가는 길에 수강생분들과 마주쳤다. 한눈에 봐도 고수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는 언제쯤 저렇게 여유가 생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머리를 묶고 기구 앞으로 갔다.



오랜만에 바렐에서 운동을 했다. 바렐은 발을 발판에 올려놓는 순간부터 떨린다. 또 얼마나 힘든 동작이 펼쳐질지 두렵다. 먼저 자세를 바르게 하고 숨을 고르게 쉬어준다. 내 몸은 아직도 상체가 뒤집어져 있어 등은 뒤로 당기고 윗배도 당겨 넣어야 한다. 돌아가있는 무릎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허벅지에 힘을 준다. 말린 어깨도 돌려 펴준다. 여러 번 해보지만 할 때마다 새롭다. 워낙 근육에 힘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평소 내 자세가 안 좋아 굳어져 있어 그럴 것이다.


바렐에 바로 서서 한쪽 다리만 바렐 위로 올린다. 그리고 무릎이 바깥쪽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허벅지에 힘을 주고 버틴다. 그 상태로 상체를 늘려주면서 다리 쪽으로 숙여준다. 안 그래도 다리가 당기는데 움직일수록 더 당겨온다. 처음 잡았던 자세는 엉망이 된다. "무릎에 힘을 빼고, 허벅지에는 힘주고, 반대쪽 엉덩이는 앞으로 나오지 않게 뒤로 당기세요~." 머리로는 알겠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너무 아파 끙끙 소리가 났다. "자, 두 번만 더, 마지막으로~, 라스트~, 한 번 더~." 자세를 풀고 싶어 팔, 다리가 파닥거렸다. 너무 아파 찡그려진 얼굴도 펼 수가 없었다.


바렐은 리포머보다 정적인 동작을 한다. 근육이 하나도 없어 버틸 힘이 없는 나는 바렐 운동이 너무 힘들다. 평지에서 다리를 펴고 허리를 숙이는 동작도 안된다. 유연성이 일도 없는 몸이다.


브런치_운동_8화.jpg


동작이 안 돼서 속상한데 상의는 자꾸만 올라가서 뱃살을 누른다. 올록볼록, 차마 눈으로 볼 수 없는 상태였다. 상체를 일으켜야 배가 들어갈 텐데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 순간 다음 레슨 수강생이 오셨다. 레슨을 하는 곳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 수업하는 모습이 보인다. 앗! 얼굴만이라도 급하게 외면해 본다.


안 쓰던 다리 근육을 당겼으니 다리가 후덜 거렸다. 쉬운 동작을 너무 힘들게 하다니 민망함이 밀려온다. 숙제를 내주셨다. 다리 스트레칭 하기! 이미 오그라져 작아진 관절을 늘리는 건 쉽지 않다고 하셨다.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야 익숙해질까. 당기는 다리를 움켜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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