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치료 같은 소도구 운동

더 힘든 소도구 운동

by 샤이니율


필라테스는 크게 대기구 운동과 소도구 운동으로 나뉜다. 대기구 운동은 리포머, 바렐, 캐딜락, 체어가 있고 소도구는 폼롤러, 서클링, 밴드, 짐볼 등이 있다. 대기구는 크고 소도구는 작아서 크기에 따라 난이도가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소도구 역시 힘든 운동이다. 아니 더 힘든 운동인 것 같다.




레슨이 시작되고 원장님은 매트에 앉아보라고 하셨다. 매트 운동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어 덜컥 겁부터 났다. 다리를 모으고 발은 세우고 요가링을 두 손으로 잡아 다리와 평행하게 폈다. 상체는 위쪽으로 쭉 뽑아 늘려준 후, 골반 부분을 앞으로 움직이면서 팔도 자연스럽게 앞으로 이동해 준다. 발끝까지 가야 하는데 다리가 당겨 거의 제자리였다. 원장님이 대신 밀어주시는데 "끅" 소리가 절로 났다.


엎드려서 한쪽 팔은 뻗고 다른 쪽 팔은 몸 옆에 두고 몸을 회전시키는 동작도 했다. 몸은 돌아가지 않고 삐걱거렸다. 역시 원장님이 잡고 몸을 당겨 주셨다. "끅, 끅" 너무 아팠다. 몸이 어떻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내 몸이 굳어서 안 움직여졌던 것이지 원래 가능한 동작이었다. 다음은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 힘으로 머리와 가슴을 위로 올려보라고 하셨다. 분명 내 몸에게 지시를 내렸는데 몸은 꼼짝 안 했다. 혹시 원장님이 안 한다고 오해하실까 봐 급하게 안된다고 말씀드렸다. 원장님은 못 올려도 좋으니 힘이라도 줘보라고 하셨다. 아프니 그만 하라고 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는 곧 사라졌다.


골반 운동을 위해 블록을 세로로 세워서 골반 밑에 놓고 누웠다. 골반이 미친 듯이 당겨왔다. 웬만하면 얼굴로만 아프다는 표현을 하는데 이번엔 너무 아파 말씀을 드렸다. 원장님은 공감해주셨다. 하지만 동작은 계속 이어졌다. 역시 아프다고 운동이 끝나지 않는다. 운동이 마무리되고 매트 위에서 구르기를 하며 몸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방금 전까지 아프다고 한 게 민망할 정도로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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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발이 된 머리를 가다듬고 겨우 고개를 들었다. 오늘 유독 많이 힘들어서 얼굴을 많이 찌푸렸는데 원장님은 얼굴을 피라고 자주 말씀해 주신다. 인상 쓴다고 덜 아프지 않고 주름만 생긴다고 말이다. 그래도 내가 아프다는 걸 아셔야 할까 싶은데 원장님은 전혀 신경 쓰지 않으신다. 결국 아파도 해내야 하는 동작인 거다. 다리를 후들거리며 계단을 내려와 천천히 걸어 집으로 왔다. 센터에 가는 길의 걸음은 경보 수준으로 빠르지만 집으로 오는 걸음은 산책할 때보다 더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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