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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Feb 29. 2024

나의 스타일리스트

패션 센스 좋은 나의 친구

내게는 알고 지낸 지 20년이 넘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제일 친한 친구이자 나의 스타일리스트다. 어떤 옷이 예쁘고 잘 어울리는지 조언해 주고 가지고 있는 옷도 입으라고 척척 내준다. 그 친구 덕분에 나는 옷을 조금 더 편하고 예쁘게 입을 수 있었다.




나는 패션을 잘 모른다. 아무리 봐도 어떤 옷이 예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모델이 입었거나 연출된 구성 그대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나를 보면 친구의 눈빛이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쉬운 점을 과감 없이 말해주고, 어떻게 입으면 되는지까지 팁까지 알려준다. 어떨 땐 매장으로 가서 옷을 직접 골라줄 때도 있다. 나라면 평소라면 입지 못하는 스타일과 과감한 색의 옷들도 추천해줘서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친구네에 갔더니 옷 몇 개를 입으라고 내줬다. 바지는 일자바지였는데 끝을 접어 가벼운 운동화랑 매치하고, 상의는 엉덩이 반까지 오는 맨투맨티셔츠와 코디하라고 말해줬다. 이런 친구를 둔 덕분에 나는 고민 없이 옷을 잘 입고 다닐 수 있었다. 지금도 친구가 그냥 주거나, 골라주거나 사준 옷이 옷장에 가득하다.


내게 옷은 참 어려운 존재다. 이런저런 옷을 생각해서 가도 매장에 걸려있는 옷들을 보면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런데 친구는 자석이라도 붙여놓은 마냥 많은 옷 중에서 어울릴만한 옷들을 쏙쏙 잘 골라낸다. 옷뿐 아니라 액세서리, 신발까지 스타일링법이 나온다. 그런 친구를 보고 있으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런 친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패션 센스는 여전히 빵점이다. 이리저리 매치하고 연출하는 건 아직도 어렵다. 그래서 매번 같은 스타일의 옷만 입는다. 그렇지만 친구가 준 옷은 어떻게든 매치해서 입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옷에도 어울릴만한 티셔츠를 골라볼 참이다.


친구가 준 옷 가방 안을 보니 음료수 하나가 들어있었다. 집에 가면서 마시라고 넣어두었다고 한다. 내가 먹을 수 있는 보리차 음료다. 이렇게 평소 센스까지 넘치는 친구가 있어 참 감사하다. 친구가 애써준 만큼 옷을 잘 활용해 입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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