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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r 05. 2024

당근과 친해지기

사과 당근 양배추 주스 만들기

요즘 채소를 많이 못 먹은 것 같아 채소를 섭취할만한 음식을 이리저리 찾아보던 중 CCA주스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당근, 양배추, 사과 (carrot, cabbage, apple) 3가지 재료를 갈아서 만든 음료인데, 알파벳 첫자를 따서 CCA주스라고 한다. 만들기도 쉽고 마침 재료가 다 있어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예전에 동네에 있는 작은 카페에 갔다가 해독주스를 마셔본 적이 있다. 각종 과일과 채소를 조합해서 만든 음료였는데 몸에도 좋고 맛있다며 사장님이 적극 추천하셨다. 다른 음료에 비해 비쌌지만 몸에 좋다고 하니 덜컥 주문했다. 아주 건강한 맛이겠거니 하고 기대를 안 했는데 꽤나 맛있었다. CCA주스도 그때 먹은 주스처럼 맛있을 거라고 기대하며 재료를 준비했다.


당근은 항산화효과가 좋은 채소인데 나는 당근 향을 참 싫어한다. 원래는 같은 비율로 3가지 재료를 넣어야 하지만 생으로 가는 거라 당근 향이 걱정돼 당근의 양을 조금 줄였다. 당근을 줄이고 마음이 불편해졌지만 차츰 늘려가면 된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사과, 당근, 양배추를 모두 씻어 물기를 뺀 후, 믹서기에 갈기 좋게 잘게 썰었다. 그리고 사과부터 믹서기에 넣고 곱게 갈았다. 물도 넣었는데, 카페에서 먹었던 대로 주스처럼 농도를 맞추려니 물이 꽤 많이 필요했다. 완성된 주스는 당근 색이 진해서 딱 당근색으로 나왔다. 자꾸 당근 향이 나는 것 같았다. 꿀이라도 넣어볼까 했지만 꾹 참았다.


컵에 따라서 한 모금을 마셔보니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당근의 양을 줄여서인지 당근향도 거의 나지 않았다. 양배추 향이 강했고 사과의 단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사실, 사과만 간 것보다 맛이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몸에는 훨씬 좋을 거라 생각하며 다 마셨다.


과일이나 채소는 갈지 않고 그대로 씹어 먹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소화도 잘되고 천천히 흡수되기 때문이다. 주스로 만들면 아무리 좋은 재료가 들어갔다고 해도 자칫 많이 섭취할 수 있고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주의해서 마셔야 한다. 특히 생야채가 소화가 잘 안 된다면 주스는 오히려 몸에 무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럴 땐 살짝 쪄서 갈면 좋다고 한다.


약간 연한 다홍빛이 나는 CCA주스, 사과 덕분에 그런대로 먹을만하다


사과랑 양배추는 잘 먹는데 당근은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오늘 주스는 먹을만했으니 다음에는 당근의 양을 늘려서 제대로 마셔봐야겠다. 더 이상 당근과 내외하지 않고 친해질 수 있도록 자주 보고 자주 먹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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