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페스토 파스타
얼마 전 시금치 페스토를 만들었다. 재료나 만드는 방법이 생각보다 간단한데 고급스러운 비주얼이라 꼭 만들어보고 싶었었다. 며칠 뒤 페스토를 만들었고, 빵을 잔뜩 사서 샌드위치에 넣어 먹었다. 특유의 맛이 샌드위치의 균형을 잘 잡아줘서 세련된 맛이 났다. 기대를 안고 이번에는 파스타를 만들어봤다.
시금치 페스토를 만들면서 꼭 만들어야지 했던 음식이 파스타다. 녹색의 페스토로 버무려진 파스타는 정말 맛이 없어 보였지만 먼저 만든 분들의 반응을 보니 좋아서 만들어보게 되었다. 먼저 병에 담아둔 페스토를 꺼냈다. 냉장고에 넣어뒀더니 오일이 굳어서 꾸덕하게 변해있었다. 풀어지라고 상온에 두고 면과 통마늘, 방울토마토를 준비했다. 재료가 부족한 듯했지만 마법의 소스, 시금치 페스토가 있으니 걱정이 없었다.
가스레인지 양쪽에 불을 켜고 한쪽에는 면을 삶을 냄비를, 다른 한쪽에는 볶을 팬을 올려줬다. 소화가 잘되지 않아 면은 현미면을 사용하는데 잘 퍼져기 때문에 빠르게 조리하기 위해 동시에 하고 있다. 냄비 물이 끓을 동안 통마늘과 방울토마토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그리고 잘 달궈진 팬에 통마늘부터 넣고 볶다가 방울토마토도 넣어서 같이 볶아준다. 물이 끓으면 면을 넣고 살짝 풀어질 정도로만 익힌 다음 바로 옆에 있는 팬으로 옮겨준다. 약불로 줄이고 시금치페스토까지 넣어 잘 버무려주면 완성이다. 뻑뻑해서 잘 섞이지 않으면 면수를 조금씩 넣어가며 섞어주면 된다.
녹색으로 버무려진 면을 실제로 보니 더 당황스러웠다. 맛을 봤더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너무 심심한 맛이었기 때문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해 봤다. 정답은 페스토였다. 페스토를 건강하게 만들겠다고 원당과 치즈가루를 빼고 간도 약하게 했더니 깊은 맛이 나지 않은 것이다. 소스 맛으로 먹는 파스타는 소스가 중요한데 내가 만든 시금치 페스토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나름 아몬드가루도 뿌리고 했지만 맛은 나이 지지 않았다. 매콤하게라도 먹으려고 크러쉬드레드페퍼를 넣어줬더니 나아져서 끝까지 먹을 수 있었다.
샌드위치에는 맛을 받쳐줄 다른 재료가 있어 괜찮았는데 파스타에 들어가니 본래 맛이 나온듯하다. 요리 따라 소스도 잘 조합해서 올려야겠다고 느꼈다. 다음에 파스타를 만들게 되면 다른 맛을 추가해서 만들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