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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r 14. 2024

좋은 기억 리플레이

토마토 살사소스 만들어 먹기

재작년에 한 식당에 갔다. SNS에서 본 샐러드에 이끌려 알게 된 식당인데 재료와 만듦새가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식당에 들어오는 햇살과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가 좋았다. 이곳은 이미 소문이 나서 웨이팅이 있었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긴 기다림 끝에 음식을 맛볼 수 있었고 기대보다 더 맛있어서 그곳에 있는 내내 행복했다.




그때 먹은 음식은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멕시칸 치킨샐러드였다. 여러 채소와 치킨이 나왔는데 특이한 점은 토르티야와 토마토 살사소스가 같이 나온 것이었다. 샐러드라서 소스에 버무려서 먹는 거라 생각했는데 토르티야에 재료들을 얹어 먹는 쌈 형식의 샐러드였다. 잘 구워진 치킨의 맛이 좋긴 했지만 새콤달콤한 살사소스의 맛이 일품이었다. 먹을수록 당기는 맛이라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점점 사라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배가 부른데도 남기기 아까워서 다 먹고 나왔다. 자주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집에서 먼 곳에 있어 오랫동안 가지 못했다. 갈 시간은 안되지만 집에서라도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기로 했다.


살사소스는 토마토, 양파, 할라피뇨 등으로 잘게 잘라 소스에 버무려 만드는 소스다. 특히 재료의 색이 알록달록해서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워 보여 좋다.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만들려고 냉장고를 열어봤다. 시들어가는 방울토마토와 양파, 조금 남아있는 셀러리가 보였다. 그리고 사과를 넣으면 원당을 많이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같이 넣어보기로 했다. 냉동실에 있던 닭가슴살과 토르티야도 꺼냈다.


먼저 토마토에 십자모양으로 칼집을 내서 살짝 데친 후, 껍질을 벗기고 잘게 다져준다. 양파와 사과도 잘게 잘라서 큰 볼에 담고 올리브오일, 식초, 원당, 다진 마늘을 넣어 버무려준다. 마지막으로 셀러리 잎을 찢어서 섞어주면 완성이다. 바로 먹는 것보다 냉장고에 1시간 정도 숙성 후에 먹으면 간이 베여서 더 맛이 좋다. 토르티야는 앞, 뒤로 굽고 한 입 크기로 자른다. 닭가슴살은 얇게 저며 소금 간을 한 후, 전분을 살짝 묻혀 오일을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구워준다.


둥근 접시에 살사소스, 토르티야, 닭가슴살을 먹기 좋게 담았다. 토마토의 빨간색과 셀러리의 녹색, 사과의 노란색이 잘 어우러져서 보기만 해도 행복해졌다. 토르티야를 손에 올려 살사소스와 치킨을 싸서 먹으면 되는데 든든해서 식사로도 좋았다.


이렇게 올려 한 입 먹으면 맛있어서 행복함이 몰려온다.


식당에서 먹었던 맛에 비하면 내 요리는 재료도 부족하고 보잘것없지만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 감사했다. 그때 식당을 갔을 때는 많이 힘든 시기였는데 그 음식 덕분에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좋은 기억 덕분에 음식 하나에 이렇게 다시 행복함을 느낀다. 빠른 시일 내에 시간을 내서 그 식당에도 가봐야겠다. 여전히 맛있고 따뜻할 그곳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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