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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r 15. 2024

나에게 비건이란

비건패티 만들기

나는 비건은 아니지만 비건음식을 좋아한다. 비건 음식은 고기가 들어가지 않고 비교적 건강한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어서다. 요즘은 비건메뉴도 다양해졌다. 웬만한 음식은 찾아보면 비건이 다 있을 정도다. 비건 음식을 파는 곳도 많이 늘어났지만 매번 찾아다닐 수 없으니 하나씩 만들어보고 있다. 오늘 만든 음식은 햄버거에 넣는 패티다. 그 이름은 비건패티!




비건패티는 한 유튜버님의 레시피다. 콩비지로 만든다고 하기에 냉동실에 얼려둔 콩비지가 번뜩 떠올랐다. 콩비지는 비지찌개나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패티를 만들 수 있다니 너무나 반가웠다. 콩비지를 해동하기 위해 당장 꺼내뒀다. 삶은 콩도 들어간다고 해서 콩도 미리 불렸다. 콩은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해서 고기 대신 내가 즐겨 먹는 재료다. 콩이 듬뿍 들어간다니 너무 기대되었다.


다음 날이 되고 충분히 불려진 콩을 삶았다. 콩 삶기는 어렵다. 너무 안 익으면 설겅설겅하고 너무 익으면 된장맛이 난다. 적당히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물이 끓고 중간중간 맛을 보면서 콩이 부드럽고 맛있게 고소한 맛이 나면 익은 거라고 한다. 콩이 익었다면 불을 끄고 체에 밭쳐 물을 빼준다. 그리고 으깨서 한쪽에 둔다. 이제 채소들을 손질할 차례다. 애호박, 당근, 양배추를 채 썰고 소금에 약간 절인 후 물기를 빼고, 양파와 버섯은 잘게 다져서 팬에 볶는다. 버섯에는 간장으로 간을 해주면 맛이 더 좋다. 큰 볼에 재료들을 모두 넣고 밀가루, 파프리카가루, 소금, 올리고당으로 간을 하면 반죽은 완성된다. 나는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먹으려고 밀가루 대신 메밀가루를, 올리고당 대신 조청을 넣었다. 잘 안 뭉쳐지고 색이 거뭇해지는 듯했지만 오히려 투박해 보여서 좋았다.


비건패티는 콩을 삶고 채소를 따로 조리해야 해서 번거롭긴 하지만 재료 준비만 되면 금방 만들 수 있는 요리다. 비건패티라서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집에 있는 재료로도 쉽게 만들 수 있다니 너무 신기했다. 콩과 채소가 들어갔으니 맛은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 생각보다 고소하고 담백해서 맛있었다. 같이 맛을 본 엄마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지만 나라도 만족했으니 됐다. 이제 나는 이런 심심하고 밋밋한 맛에 길들여졌나 보다.


식당에서 먹는 것처럼 접시에 밥, 양배추, 계란을 돌려가며 담았다.


전날부터 콩을 불리고 동동거리면 만든 음식치곤 화려하지도 않고 놀라운 맛도 아니다. 하지만 먹으면서 몸도 편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니 만족스럽다. 내가 비건음식을 찾는 건 더 건강해질 나를 위해서다. 비건이 아니라도 비건식을 찾는 이유다. 멋과 맛이 조금 없으면 어떤가. 내 몸이 알고 내가 행복해지니 그걸로 됐다.


(레시피는 유튜버 데라세르나님의 레시피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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