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 간장에 달래 전 먹기
3월이 되면서 봄나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장에는 한 블록 건너 봄나물이 보이고, 마트에도 봄나물 코너가 따로 만들어졌다. 봄나물 하면 이른 봄에 나오는 달래, 냉이가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달래는 톡 쏘는 매운맛이 있어 좋아한다. 양념간장은 꼭 만들어 먹는데 쌉싸르한 맛에 밥 한 그릇을 금세 비운다.
달래는 멀리서 보면 잔파 같기도 하고 얇은 영양부추 같기도 하다. 그러나 큰 특징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알뿌리다. 동그란 뿌리가 구슬처럼 귀엽게 달려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달래구나 하고 알아본다. 처음부터 달래를 먹은 건 아니었다. 주변에서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밥도둑이라고 해도 쳐다도 안 봤는데 건강한 음식을 찾다 보니 어느새 나물들에 관심이 갔고 봄나물인 달래도 찾아먹게 되었다. 이번에는 달래로 전으로 만들어봤다.
달래는 우선 깨끗하게 세척한다. 달래의 단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 바로 세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귀여운 알뿌리에 흙이 끼여서 잘 씻기지 않기 때문에 하나씩 칼로 긁어 꼼꼼하게 손질해줘야 한다. 손질이 끝나면 한 입에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 준비한다. 양파와 깻잎도 비슷한 길이로 잘라준다. 볼에 달래와 양파, 깻잎을 넣고 전분을 조금 넣은 후 계란을 넣고 반죽을 만들어준다.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넣으면 바삭하지만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먹고 싶어서 계란을 더 넣고 전분만 조금 넣었다. 마지막으로 소금으로 간을 해준 후, 오일을 두른 팬에 한 숟가락씩 떠서 동그랗게 구워주면 완성이다.
전을 구울 때 너무 세게 누르면 모양이 납작해져서 보기 좋지 않다. 뒤집어서 살짝만 눌러주면 자연스러운 모양이 나와 더 먹음직스럽다. 노릇하게 구워 한 김 식힌 후 먹어봤다. 역시 갓 구운 전이라 그런지 꿀맛이었다. 고소한 계란과 달큰한 양파가 베이스가 되어 달래의 향긋함을 배가 시켜줬다. 얼른 달래간장을 꺼냈다. 그리고 달래 전을 달래 간장에 찍어 먹었다. 입안에 봄 향기가 가득 느껴져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치즈가 잔뜩 올라간 피자나 설탕이 가득 뿌려진 도넛에 환호성을 지르던 나였는데 이제 고작 나물 전 하나에 이렇게 기쁘다니, 나도 내가 신기하다. 나이가 드는 걸까, 건강한 맛에 익숙해진 걸까. 어쨌든 나의 이런 변화가 참 좋다. 몸도 마음도 나아지고 신호라 생각하니 뿌듯하다. 아직 못 먹어본 봄나물이 많다. 봄이 가기 전에 부지런히 찾아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