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다 더웠다 도무지 종 잡을 수 없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햇살이 따뜻해서 얇은 옷을 꺼내 입었는데 며칠 전부턴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추워지자 온몸을 감싸고 다녔다. 길가에서 분명 개나리를 봤는데 봄은 아직 멀었나 보다.
추운 날씨에 약한 나는 며칠 꿈틀거리는 봄소식이 은근히 반가웠다. 예쁜 꽃도 보이고 따뜻한 온도에 동동거리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그런데 아직 겨울이 물러나지 않았는지 다시 추위가 왔다. 멀어진 봄이 아쉬웠지만 집에서라도 봄 기분을 내보고 싶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노란 계란 김밥을 싸보기로 했다. 일명 스마일 김밥이다.
김밥은 원래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만든다. 단무지, 시금치, 우엉, 당근, 계란을 넣는데 가끔은 있는 재료 몇 가지만 넣고 만들기도 한다. 오늘은 단순하게 모양을 내보려고 계란 한 가지만 준비했다. 계란은 잘 풀어서 계란말이를 한다. 최대한 동그랗게 말고 뜨거울 때 김말이에 바짝 당겨 말아서 모양을 다듬어준다. 그리고 긴 방향으로 반으로 잘라둔다. 밥은 참기름, 소금 간을 한다. 이제 김밥김을 올린 후 밥을 얇게 펴고 반원모양의 계란을 얹는다. 계란 위에 계란만큼의 밥을 올려주는데 모자란 원의 반을 밥으로 채워주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김으로 감싸 끝부분은 물이나 밥풀로 고정시켜 마무리해 준다.
김밥을 자르면 아래쪽에 반원의 노란 계란이 있는 모양이 나온다. 이 부분을 웃는 입모양이라고 생각하고 그 위에 검은깨를 눈 위치에 하나씩 붙인다. 젓가락에 물을 묻혀 깨를 집으면 쉽게 올릴 수 있다.
깨를 올려주기 전 김밥, 뭔가 허전하지만 그래도 귀엽다.
김밥이라고 하기 민망한 스마일 김밥. 그래도 모양은 예쁜 김밥이다. 노란 계란 입으로 웃는 스마일 모양이 봄같이 예뻤다. 밖의 날씨는 춥지만 식탁에는 봄이 온 것 같았다. 이 김밥은 웃는 모양 때문에 만들면서도 기분 좋고 먹을 때도 기분이 좋다. 손님맞이나 모양내기 음식이 필요할 때 이 김밥을 추천한다. 이 김밥으로 잠시나마 봄을 느껴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