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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15. 2024

동네 카페 가기

카페에 행복 심어 놓기

몇 년 전부터 집 근처에 작은 카페가 하나 생겼다. 테이블이 4~5개만 있는 크지 않은 카페지만 없는 메뉴가 없는 알찬 곳이다. 처음 갈 때부터 마음에 들어서 주변분들에게도 많이 권했다. 오늘 이 카페에 들를 일이 생겨 오랜만에 가게 되었다.




이곳은 나무와 화이트로 심플하게 꾸며진 카페다. 단정하고 깔끔하다. 공간과 테이블은 합판으로 만들었고 곳곳에 라탄 조명이 포인트가 돼서 따뜻한 느낌이 난다. 무엇보다 다른 힙한 카페와는 다르게 밝은 느낌이라는 점이 좋다. 힙한 카페를 가면 세련된 느낌이 있긴 한데 장식을 너무 제거한 탓에 조명도 방석도 없을 때가 많아 불편하고 분위기가 어둡다. 하지만 이곳은 방석도 있고 밝은 조명을 이용해서 조도를 환하게 맞춰 놓았다. 창문이 없는 곳인데도 전혀 어두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한쪽 구석, 전신거울 아래에 작은 소품들이 있다. 카페가 오픈할 때부터 있던 공간인데 카페 분위기에 맞게 나무 소품으로 장식이 되어있다. 처음 갔을 때는 무지개 하나와 나무 소품만 있었는데 이번에 갔더니 무지개도 두어 개 더 생기고 꽃과 나무, 동물들까지 소품이 풍성하게 늘어났다. 작은 마을이 생긴 것 같았다. 하나하나 보고 있으니 동심이 생기는 듯했다. 보고 또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체인 카페는 접근하기 쉽고 비교적 편하게 들르지만 무엇인지 모르는 외로운 느낌이 있다. 인테리어는 비슷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할 일을 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동네 카페는 다르다. 생기가 있다. 공간이 변한다. 오늘 본 소품처럼 바뀐 곳은 없나 둘러보게 되고 동네 사람들이 뒤섞여 정겨운 분위기가 난다. 오늘은 한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는데 딱 조카만 한 아기가 있어서 반가웠다. 그 아기도 작은 나무 소품이 마음에 들었는지 한참 살펴보다 갔다. 이렇게 소품 하나로도 놀거리, 이야깃거리가 된다는 것이 동네 카페의 매력이다.


카페가 작다 보니 혼자 가기 어색해서 자주 가지 못하지만 기분 좋게 들를 수 있는 좋은 카페가 집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그 카페에 가면 소품부터 찾아봐야지. 그대로 있는지, 변했으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또 이런 작은 행복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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