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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29. 2024

매콤 새콤한 계절이 왔다

열무물비빔국수 만들기

며칠 동안 귀찮아서 겨우 밥을 챙겨 먹었는데 이제는 매콤 새콤한 음식이 당겼다. 날씨가 더워져서 자극적인 음식이 당기는 모양이었다. 밖을 보니 하늘이 꽤나 파래졌고 나무들은 싱그러워졌다. 여름이 코앞까지 온 것이다. 여름 하면 생각나는 음식은 매콤 새콤한 음식들이다. 그중에서 단연 최고는 비빔국수다.




저번달에 엄마가 열무가 맛있어 보인다고 열무물김치를 담으셨다. 그 김치가 익어서 이제는 몸서리쳐질 정도로 새콤해졌다. 얼른 먹어야겠다 싶어 반찬으로 부지런히 꺼내먹고, 강된장 넣고 비빔밥도 해 먹었는데 조금 물렸다. 다른 메뉴를 생각하다 국수가 떠올랐다. 매콤 새콤하게 비빈 국수가 먹고 싶었다. 더 고민할 것도 없이 국수 삶을 물부터 올렸다.


이번에 만들 국수스타일은 물비빔스타일이다. 나는 냉면도 물비빔냉면을 좋아한다. 물비빔메뉴가 없으면 비빔을 시켜서 육수를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어 먹는다. 그러면 왠지 양념이 더 잘 어우러지는 것 같고 먹기도 좋아 선호한다. '물비빔'이라는 단어는 물국수도 아니고 비빔국수도 아닌 그 중간의 형태를 말한다. 비빔국수에 육수를 많이 부은 거라 보면 된다. 하지만 냉면육수도 없고 육수를 만들자니 또 귀찮음이 몰려왔다. 언젠가 채소를 갈아 육수를 만드는 걸 본 기억이 났다. 그 기억을 떠올려 만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사과, 양파, 파프리카를 물과 함께 넣고 믹서기에 곱게 갈았다. 여기에 양념장을 섞어주면 맛있는 물비빔장이 만들어진다. 양념은 고춧가루, 진간장, 고추장, 원당, 식초,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만든다. 식초 대신 김치국물로 신맛을 맞춰줘도 좋다. 냄비에 물이 끓으면 면을 넣고 익힌 뒤, 찬물에 여러 번 씻어 물기를 뺀다. 그리고 물비빔장을 붓고 가운데 열무김치를 두 세 젓가락 올려주면 완성이다. 삶은 계란과 오이를 같이 올려주면 색감이 살고 더 맛있어 보이니 추천한다.



열무김치가 많이 익어 씹힐 때마다 새콤함이 두배로 몰려왔지만 그 강렬한 맛이 왠지 더 좋았다. 입맛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배부르게 먹고 국물이 남았는데 국수를 더 삶지 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로 아쉬웠다. 비빔장물이 남았으니 내일도 만들어먹어야겠다. 며칠 동안 새콤달콤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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