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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31. 2024

색다른 계란말이

보석같이 빛나는 계란말이

아직 여름은 아니지만 낮만큼은 여름인듯하다. 살게 있어서 잠시 나갔다 왔는데 몸에서 열이 올라왔다. 밥을 먹어야 해서 앉았는데 더위에 지쳐 만사가 귀찮았다. 그래도 밥을 먹어야 하니 반찬 하나만 딱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이럴 때 가장 만만한 것이 계란요리다.




그중에서 계란말이는 든든하기도 하고 보기도 좋아 선호한다. 두껍게 만들어 한 입에 넣으면 입안에 고소함이 가득 퍼진다. 계란말이에는 생각보다 계란이 꽤 많이 들어간다. 적당한 크기인듯해도 실제 사용된 계란의 양은 상상이상이다. 벽돌처럼 말려면 10개는 넣어야 가능하다. 나는 보통 한 끼에 먹을 만큼만 만들기 때문에 3~4개로 작게 만든다. 하지만 한 끼에 계란 3~4개도 적은 양은 아니다. 계란통에 계란이 훅훅 줄어들어 드니 만들 때마다 손이 조금 떨린다. 그래서 계란을 사서 계란통이 꽉 차 있을 때 많이 만든다. 여러 개 없어져도 표시가 잘 안 나기 때문이다.


계란을 적게 넣으려면 속재료를 많이 넣으면 된다. 그럼 계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건강에도 더 좋을 것이다. 그래, 채소를 듬뿍 넣어보자. 속재료로 양파, 애호박, 당근을 꺼냈다. 색도 알록달록하니 좋고 어디든 잘 어울리는 재료라 자주 사용한다. 보통 계란말이에는 채소를 아주 잘게 다져서 넣는데 이번에는 채를 썰었다. 그리고 소금을 조금 넣고 10분 정도 절였다가 물기를 꽉 짜주었다. 잘 뭉쳐지라고 전분도 조금 넣어 버무려두었다. 벌써부터 꼬들한 식감이 느껴졌다.


계란 2개를 꺼내 잘 풀고 소금 간을 한 후, 1/2만 팬에 부었다. 그리고 라이스페이퍼 한 장도 올렸다. 라이스페이퍼는 각종 말이를 할 때 잘 사용되는 재료인데 말 때 채소 무게 때문에 터질까 봐 사용했다. 팬이 가열되어 있어서 계란이 빠르게 익었다. 재빨리 채소를 펴서 올리고 끝에서부터 말기 시작했다. 주걱을 양쪽으로 잡고 조금씩 말았다. 그리고 팬의 끝쪽으로 밀어 남은 부분에 나머지 계란물을 모두 올리고 끝까지 말아줬다. 혹시 엉성하게 말렸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주 약불에서 주걱으로 단단히 눌러가면서 4면의 각을 세워 익혀주면 모양을 예쁘게 잡을 수 있다.



한 김 식혀 잘라보니 채소 속이 동글동글 아주 예뻤다. 가장자리에 라이스페이퍼를 넣고 전분도 섞었더니 투명해져서 반짝거렸다. 채소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재료를 고정하려고 넣은 재료인데 예상치 못한 효과를 얻었다. 보통 계란말이는 부드러운 맛인데 절인 채소를 가득 넣으니 아삭해서 먹는 재미도 있었다. 만만한데 색다른 반찬이 필요하다면 이 계란말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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