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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un 05. 2024

여름은 감자 샌드위치

여름 샌드위치는 감자 샌드위치로 시작!

6월이 되면서 햇감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딜 가도 싱싱한 감자가 보이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감자를 보면 감자볶음, 감자조림도 생각나지만 감자샐러드가 제일 많이 생각난다. 감자샐러드를 빵에 발라 먹으면 든든하고 맛이 좋아 감자가 보이면 꼭 만들어먹는다.




처음 감자샐러드를 만난 건 대학시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그곳에 시그니처 메뉴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감자샐러드 샌드위치였다. 삶은 감자에 알록달록 채소를 넣고 버무린 샐러드를 빵에 넣으면 간단하지만 맛있는 샌드위치가 완성되었다. 감자샐러드는 팀장님이 만드셨던지라 만드는 방법은 몰랐지만 계속 생각이 나서 나름대로 감자샐러드를 만들어 먹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졌다.


처음 감자샐러드를 만들 땐 이것저것 다 넣느라 꽤나 힘이 들었다. 양파와 당근은 다져서 볶고 오이는 얇게 썰어 소금으로 절여 물기를 빼고 감자와 계란은 따로 삶아서 감자는 뜨거울 때 으깨고 계란은 찬물에 식혔다가 껍질을 깠다. 만들고 나면 뿌듯했지만 재료를 하나씩 다듬고 조리하느라 과정은 지지부진했다. 그래도 먹을 땐 행복했다. 감자 5~6개에 샐러드가 큰 통 하나가 나왔는데 그걸로 빵을 옆에 끼고 며칠을 먹었다.


지금은 꾀가 생겨 감자샐러드 만드는 과정도 재료도 줄였다. 삶은 계란은 늘 먹는 거라 냉장고 속에 있던 걸 사용했고 감자는 듬성듬성 썰어 전자레인지에 돌려 익혔다. 채소는 오이만 넣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양배추와 당근을 넣어보기로 했다. 양배추와 당근은 얇게 채 썰어 소금에 같이 절인 후, 10분 정도 있다가 면포로 싸서 물기를 꽉 짜준다. 그러면 더욱 아삭하게 먹을 수 있다. 볼에 감자를 으깨고 계란도 다져 넣은 후, 물기를 짠 양배추와 당근을 넣고 섞는다. 여기에 마요네즈, 꿀 혹은 원당, 홀그레인머스터드소스, 소금, 후추를 취향껏 넣어주면 완성이다. 이렇게 한통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며칠은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브런치 혹은 밥반찬으로 곁들여도 되고 나처럼 샌드위치로 한 끼 해결할 때도 요긴하다.


요즘처럼 더워서 요리하기 싫은 날이면 샌드위치가 더 반갑다. 불 앞에서 조리를 하지 않아도 되니 여름에 딱 안성맞춤인 메뉴다. 완성한 후, 식빵의 가장자리 진한 부분을 잘라내면 말랑한 부분만 남아서 훨씬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나머지 꼬다리는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집어먹으면 또 별미다.


빵은 통밀빵을 골랐는데 노란 감자 샐러드와 잘 어울린다.


이번에 조금 만들었더니 금세 동이 났다. 너무나 아쉬웠다. 조금 만든 나를 탓해야지. 내일 얼 더 만들어서 얼른 냉장고에 채워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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