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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un 07. 2024

닭은 남아도 괜찮아

닭가슴살 냉채 만들기

닭은 힘이 없거나 에너지가 필요할 때 챙겨 먹는 음식이다. 이제 여름도 왔으니 닭을 활용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3개의 복날이 있고 올림픽과 월드컵 예선 경기를 핑계로 자주 등장할 예정이다. 나는 닭요리는 다 좋아한다. 튀긴 치킨도, 푹 익힌 삼계탕도, 매콤하게 볶은 닭갈비도 다 맛있다. 건강을 생각해서 되도록이면 삶아서 담백하게 먹으려고 한다. 몇 년 전, 닭곰탕을 발견했는데 취향에 맞아 잘 먹고 있다.




이번에도 닭곰탕을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닭양이 많아서 남았다. 다른 재료가 남았다면 어떻게 활용해서 먹을지 보자마자 머리가 아팠을 텐데 닭은 그런 걱정이 없다. 양념을 해서 덮밥으로 먹어도 되고 토르티야에 싸서 치킨랩으로 먹어도 좋다. 머릿속에 좋아하는 요리들이 마구 떠오른다. 이번에 만든 메뉴는 냉채다. 더운 날씨 탓에 새콤달콤한 것이 당기다보니 냉채가 떠올랐다. 냉채의 큰 장점은 불 없이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맛도 조리방법도 지금 딱 맞는 요리다.


먼저 닭은 결대로 찢는다. 익힌 닭이 없다면 시중에 파는 닭가슴살을 사용하면 된다. 가공된 식품보다 생닭을 사는 것을 권한다. 요즘은 닭가슴살이 잘 포장되어 나오기 때문에 따로 손질할 필요도 없고 마늘, 파만 넣고 20분 정도만 삶으면 금방 만들 수 있다. 닭이 준비되었다면 채소 차례다. 채소는 양파, 오이, 파프리카 같은 아삭한 식감이 있는 채소로 준비했다. 얇고 비슷한 두께로 채를 썬다.


소스도 간단하다. 새콤달콤 맛을 내줄 식초, 홀그레인머스터드와 원당 혹은 꿀을 넣고 간을 맞춰줄 진간장, 소금, 후추를 넣고 섞어주면 된다. 단맛을 강하게 맞추면 맛있지만 건강을 위해 적당히 조절했다. 대신 식초를 조금 더 넣었다. 새콤함에 단맛이 생각 안 나도록. 완성된 소스는 찢어둔 닭가슴살과 채소에 넣고 잘 버무려주면 완성이다.


예전에는 삼계탕이나 냉채처럼 닭을 하얗게 만들어 먹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튀기거나 빨갛게 양념하면 얼마나 맛있는데 심심하게 무슨 맛으로 먹나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맛을 안다. 닭뿐 아니라 옆에 있는 삼계탕의 푹 퍼진 찹쌀도 맛있고 냉채의 아삭한 채소도 맛있다. 이런 맛을 알아가는 걸 보니 진정한 어른이 된 것 같다.


알록달록한 채소를 두르고 가운데 닭가슴살을 올린 후 버무린다. 이때만큼은 전문 요리가사 된 것 같다.


다 만들고 보니 큰 통 한가득 나왔다. 한 접시는 바로 먹으려고 덜어두고 나머지는 냉장고 안쪽에 넣어두었다. 이렇게 만들어두고 먹으면 반찬처럼 꺼내먹으면 돼서 편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간도 잘 베여서 다음날 먹으면 더 맛이 좋다. 한번 먹으면 젓가락을 놓을 수 없는 마성의 맛, 냉채로 올여름 닭요리 시작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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